indienbob(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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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맞아요, 축제예요 <우리가 모이면 축제다>
맞아요, 축제예요 리뷰 @신촌극장 김송요 공연을 보기 전 주말, 친구에게 곧 이 작품을 보러 간다고 말했다. “제목이 뭐였지? 뭔가… ‘아니다’였던 것 같은데” 그 말에 웃음이 터졌다. 왠지 너무나 합당한 기억의 왜곡 같아서다. “아닌 게 아니라, 인데!” 대답을 하고서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비로소 이 공연을 보러 가는 날에도 그 말이 두고두고 떠올랐다. 아니다, 가 아니라, 맞다, 축제다, 그런 제목이었지, 새삼스레 생각했다. 때로 부정문이 더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정확히는 그 편이 더 강력한 선언처럼 들릴 때가 있다. ‘그렇지 않아. 그거 아닌데? 그건 틀렸어. 그런 줄 알았지?’ 부정문은 왠지 유혹적이다.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항상 그렇진 않더라도) 듣는 쪽을 주춤하게 만들기도..
2021.11.09 -
[기획] <기후위기 시대의 축제 만들기 : 미래를 향해>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2.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 2. 유경 인간에게 축제는 어떤 의미인가. 축제는 축하하며 벌이는 행사, 특별한 일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의식, 그리고 그것을 넘어 현대의 지역 기반 문화사업, 지역의 특수성이 여가활동으로 변형된 커뮤니케이션 행위라고, 사전은 설명한다. 사람이 모이는 축제, 축하하고, 기념하고, 대화하는 그것은 즐거움과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지구에게 축제는 어떤 의미인가? 지구 또한 즐거워하고, 축하하고, 대화하고 있을까? 인간이 지구의 가장 큰 공격자가 되어온 오랜 시간 동안 존재했던 축제를, 지구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이 모이면 수많은 자원이 쓰이고, 인간이 즐겁기 위해 하는 행위에도 많은 자원이 쓰인다. 축제 또한 인간의 것이므로 지구를 ..
2021.11.05 -
[기획] <기후위기와 생활인으로서의 예술가>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 1.
독립예술집담회 11th with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Section 1. 유경 2021년 8월 9일 공개된 IPCC 6차 보고서는 2040년까지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대비 1.5도가 오를 것이며 2050년이 되기 전까지 북극의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의 영향이 아니고서는 발생하기 어렵다”는 보고서 속 문장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과거와 비교해 현재의 우리는, 기후위기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미세먼지, 때아닌 눈, 엄청난 폭염에 더해 현재의 코로나 19 바이러스까지, 지구의 변화가 여느 때보다 크게 느껴진다. 많은 사람이 이에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축제와 문화예술계 또한, 이를 체감하고, 막을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서울프린지페..
2021.10.15 -
[인디언밥 9월 레터]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연서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연서 안녕하세요! 어쩐지 격월로 찾아오고마는 인디언밥 레터입니다. 죽지도 않고 또 왔다기엔 저는 조금 죽어가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아직 다 죽진 않았다니 기쁜 일일까요? 지난 달엔 이랑 작가의 3집 를 오래 들었습니다. ‘내 친구들은 모두 가난합니다. 이 가난에 대해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하는 노래는 강렬했습니다. 문 밖의 사람들을 외칠 땐 무키무키만만수의 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포도주를 만들고 그 찌꺼기를 먹을 뿐'이라며 소리치면 에서 만난 ‘내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너도 부자되지 않았을텐데'같은 문구도 생각났어요. 그녀는 ‘우리는 여전히 여기에 있’다는 얘기를 남기고 우화를 빌려 이 노래들을 ‘잘 듣고 있’냐고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고는 ‘동시에 다 죽어버리자’고 외쳐요. 그..
2021.09.28 -
[리뷰] 15분연극제 단상: 지역에서 지역으로 <제8회 15분연극제>
15분연극제 단상: 지역에서 지역으로 리뷰 김민관(과정 관찰자) 연극제를 기획, 총괄하는 권근영 PD에게서 ‘과정 관찰자’라는 호명을 받고, 결과에 해당하는 공연만을 보고 글을 쓰는 대신, 공연 전 과정을 살피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공연을 취소하고, 내부 촬영을 위한, 공연과 관객 없는 한 번의 공연으로 축제를 갈음하기로 결정되기까지는 예의 팬데믹 상황 속 신중함의 공적 태도가 작용했다. 그럼에도 공연 8팀과 진행팀, 공간 운영자들까지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에서 그 내부 인원은 외부를 고스란히 시뮬레이션했다. 사실 관객이란 존재를 상정하지 않는 연극은 없다. 동시에 공연을 둘러싼 이들―객석을 점유한 이들―은 언제나 관객일 수밖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1년의 15분 연극제는 해..
2021.09.24 -
[리뷰] ‘콜렉티브-되기’와 ‘계속 말하기’ _콜렉티브 꼼<공간자화 시리즈>
‘콜렉티브-되기’와 ‘계속 말하기’ 콜렉티브 꼼 글_임기택 작업자가 하나의 주제에 깊이 탐구하여 연작을 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공연 예술계에서는 피나 바우쉬의 나 안은미의 과 같이 기록적인 연작이 떠오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하나의 작업에 매달리는 공연 예술의 특성상 이런 연작의 시도는 시각 예술이나 다른 장르에 비해 드문 것이 사실이다. 시대의 흐름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다채롭고 새로운 주제를 찾아 나서는 작업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들을 생산하고 더 많은 시각을 사회에 제공한다면 하나의 이야기가 어디까지 가닿을 수 있는지 끈질기게 늘어지는 작업자들은 쉽게 완결되었다고 믿거나 합의해버린 이야기의 깊고 좁은 지점을 발굴해 내고야 만다. 이런 작업자와 작업은 드문 만큼 각각의 시도가 귀..
2021.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