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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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월 레터] 와아, 살아야겠다
인디언밥 2월 레터 와아, 살아야겠다 요즘처럼 생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적인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되뇌였습니다. 빈센트 밀레이의 시 를 소리 내 읽었고, 예람의 노래 를 들었습니다. 왜였을까요.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서일지도, 그 첫 스케줄이 함께 작업하던 동료의 장례식이었어서 일지도, 그 가운데에서도 일을 해야했어서, 혹은 일을 너무 하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겨울은 지원서의 계절 같습니다. 인터뷰에서 만난 한 창작자는 ‘야생의 연극을 해야 하는데 사냥법을 잊어버린 동물이 된 것 같다’는 얘기를 전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바득바득 각종 지원사업을 썼습니다. 성과가 있기도 했고, 주어진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기도, 무심하게 던..
2021.02.03 -
[전국 연극인 젠더감수성 워크숍_마치며] 7. '미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의 이분화된 대립을 넘어
‘미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의 이분화된 대립을 넘어 - 전국연극인 젠더감수성 워크숍에서 파생된 질문들 김민조 (모더레이터) 백래시는 결코 윤리적 올바름 자체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출현하지 않는다. 백래시의 언어는 스스로를 정당화할 전거(典據)와 토대를 전통화된 기율 속에서 발견하고, 그 권위에 기대어 현재 실행되고 있는 윤리적 실천의 결함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컨대 “All Lives Matter”나 “그것은 진짜 페미니즘이 아니다” 같은 종류의 발화는 정확히 그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발화들의 배후에는 만인(All)의 권리를 옹호하는 ‘휴머니즘’에 대한 관념이, 양성평등 운동을 지시하는 ‘진짜 페미니즘’이라는 관념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이 관념들은 현재의 윤리적 실천을 가치절하하기 위..
2021.01.25 -
[전국 연극인 젠더감수성 워크숍] 6. 2020 연극의 해 젠더감수성 워크숍 전주편 참여후기
[전국 연극인 젠더감수성 ] 6. 2020 연극의 해 젠더감수성 워크숍 전주편 참여후기 모아름드리(워크숍참가자) 2020 연극의 해 사업 중 하나인 는 연극 안의 젠더감수성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고 토론하고, 직접 글을 쓰는 과정입니다. 전국의 7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워크숍은 강의와 토론의 의미를 넘어 각 지역에서 비슷한 고민과 불편함을 가진 동료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새롭게 연대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 ‘젠더감수성’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젠더감수성’이 있는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요? 이번 연재는 워크숍에 참여해주신 안산, 광주, 대구, 부산, 춘천, 대전, 전주지역의 연극인들이 보내주신 원고로 이루어집니다. 주최/주관 2020연극의해집행위원회 ..
2021.01.18 -
[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이제서야 2021년이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이곳저곳에서 보이네요. 빠르게 눈이 쌓이고 녹는 과정을 보면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아직 현재가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시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 1월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만큼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강력한 규제로 인해 연말과 연초의 분위기 없이 집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저도 그동안 집 밖을 나간 게 손에 꼽힙니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그동안 개인 작업한다고 집에만 있었어요. 작년부터 준비해온 전시회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동료들과 이야기 나눴던 이야기를 솔직하..
2021.01.14 -
[전국 연극인 젠더감수성 워크숍] 5. 가랑비에 옷 젖듯
[전국 연극인 젠더감수성 워크숍] 5. 가랑비에 옷 젖듯 - 2020젠더감수성워크숍에 대한 짧은 소회 장윤정(연극평론가) 2020 연극의 해 사업 중 하나인 는 연극 안의 젠더감수성이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고 토론하고, 직접 글을 쓰는 과정입니다. 전국의 7개 지역에서 진행되는 워크숍은 강의와 토론의 의미를 넘어 각 지역에서 비슷한 고민과 불편함을 가진 동료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새롭게 연대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 ‘젠더감수성’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젠더감수성’이 있는 작품은 어떤 작품일까요? 이번 연재는 워크숍에 참여해주신 안산, 광주, 대구, 부산, 춘천, 대전, 전주지역의 연극인들이 보내주신 원고로 이루어집니다. 주최/주관 2020연극의해집..
2021.01.11 -
[인디언밥 12월 레터] 좋은 소식 (단) 하나
인디언밥 12월 레터 좋은 소식 (단) 하나 여러분 저는 지금 호텔 룸에 앉아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있습니다. 로봇이 컵라면과 맥주를 가져다주었어요. 그리고 문워크를 하며 사라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진입하고 나서 작업실과 같던 카페가 문을 닫은 이후로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마감일도 지키지 못하고, 마음이 불편해 아이도 잘 돌보지 못했던 저는 작업실을 물색하다가 ‘데이 유즈 호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8시간~12시간 정도 호텔을 사무실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입니다. 자택 근무가 힘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저도 해보았습니다. 호텔 대실! 앞으로 3주간 저는 아이와 함께 서식지에 칩거하게 됩니다.(매일같이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만…) 어린..
2020.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