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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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좋을예술
좋을예술 글_정진삼 1.좋았던 예술 올 한해 지나간 예술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좋은 예술, 좋았을 뻔한 예술, 좋지 않았던 예술... 여러 작품들을 만났습니다. 아마 ‘좋았던’ 혹은 ‘나쁘지 않았던’ 예술은 비평의 과정을 거쳐 인디언밥의 기록으로 남겨졌겠지요. 그러한 기록들 가운데 혹시 누락된 것은 없는지, 미처 듣지 못한 목소리는 없었는지, 그때는 그저 그랬으나 시간이 흐르며 점점 좋아진 예술은 없는지 생각해봅니다. 살펴보면 참 많습니다.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 예술에 비평이 착 달라붙는, 그런 엄밀하고도 숭고한 작업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마는, 그러하지 못했음을 다 지난 마당에 반성하게 됩니다. 수많은 샛별들의 반짝임을 포착하지 못한 천문학자가 그런 기분일까요. 더 잘할걸, 더 즐겁게 할걸, 더 더..
2012.12.31 -
[청춘의 단상들] 존재하는 잉여들 - 유햅쌀
존재하는 잉여들 글_유햅쌀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참 두렵습니다. 사실 그것은 없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개념어로 정립되지 않은 것, 그래서 ‘무엇’이라고 말해버리면 그것으로 규정지어질까봐 어색하고 낯선 것, 하지만 그게 나인 것, 바로 ‘잉여’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되뇌는 이 단어 말입니다. 누군가 “지금 뭐해?”라고 물으면 “나 지금 잉여야”라고 답하는 일상화된 상황에서 잉여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은 굉장히 막막한 일이었습니다. 도대체 ‘잉여’는 무어란 말입니까. 본격적으로 잉여를 말하기 전에 진부하고 고루할지라도 잉여(가 되고 싶었던)인 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정말 잉여로운 인간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다 쓰고 남아 쓸모없어진 그런 인간 말고 잉..
2012.12.30 -
[청춘의 단상들] 2012년 인디음악씬 키워드 - 나그네
2012년 인디 음악씬을 살(짝)펴보다 글_나그네 다사다난했던 2012년.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이 지나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추위와 함께 겨울이 찾아왔다. 새해를 맞이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올 한해 인디음악의 발걸음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주요 키워드를 뽑아 정리해보려 한다. # 대중매체 출연 무엇보다 올 한해 가장 큰 이슈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인디 아티스트들의 활발한 대중매체 진출이 아니었나 싶다. 이전에는 이나 과 같은 전문 음악 프로그램이 아닌 이상, 인디 음악가들을 방송에서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올 한해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인디 아티스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우선 첫 등장부터 강렬한 센세이션을 일으켜 최근에는 쟁쟁한 가수들과 함께 가왕전 4강전에까지 오르는 등의 활약을 보여준 의..
2012.12.26 -
[청춘의 단상들] 바삭바삭 #4 좋은예술
그림+글_ 쟝고 소개_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무당벌레. 눈에서 불똥 튀고 가슴이 쿵쾅거리는 일을 하고싶다.
2012.12.20 -
<탈춤으로 철학하기3 -우리는 짜라투스트라와 이렇게 싸우고 있다>
천하제일탈공작소 # 3 글_김서진 천하제일탈공작소는 현재와 공감하는 창작연희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젊은’ 탈춤 예인집단입니다. 요즘 천하제일탈공작소는 이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은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창작한다는 것은 할 때마다 매번 어려운 과정을 겪는다. 감각이 다르고, 취향도 다르며, 생각도 다른 개개인들이 서로의 뜻을 공유하고, 부딪히고,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조율이 막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그 과정은 때로는 우연처럼 잘 맞고, 때로는 짜증나게 어긋나고, 때로는 질리게 안통하고, 때로는 기적처럼 성사되기도 한다. 흩어지는 느낌으로 허덕일 때면, 이럴 바에야 차라리 혼자 할 수 있는 작업이 부러워지다가도, ..
2012.12.04 -
[프리뷰] 예술가의 몫, 소리
▲영화 , 중년의 건축가 정기용 예술가의 몫, 소리 글_정진삼 1. 화 지원금 신청의 계절이 돌아옵니다. 젊은 예술가/기획자의 육체와 정신은 바빠 혹은 나빠질테지요. 일견 자율/자발적이고, 선택하면 그만! 인 모양새지만, 신청서를 쓰는 예술가들은 뭔가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마음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되면 다행인데, 되도 안하면 그 굴욕감과 화는 더해지지요. 좀 더 윤리적인 예술가와 기획자들은 아마 이런 순간을 지나왔을지도 모릅니다. 기금신청 데드라인을 앞두고 예술가들은 그동안 그들의 (작은) 성공과 (여전한) 실패와 착취와 자위와 뻘짓 등등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원치 않은 순간에 자기를 돌아보며 맞닥뜨리게 되는 기억들. 값진 경험들이 그 ‘몫’ 을 하기 위해 이렇게 사용될 줄이야..
201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