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5)
-
'선(禪)에 대한 포퍼먼스(performance)가 아닌 포퍼먼스의 선'
'선(禪)에 대한 포퍼먼스(performance)가 아닌 포퍼먼스의 선' 조원석 조회수 467 / 2008.08.25 「선사가 제자들에게 질문을 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속을 두 사람이 가면, 하늘은 한 사람을 적시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 제자가 대답하길 “한 사람은 도롱이를 썼고, 한 사람은 도롱이를 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제자가 대답하길 “한 사람은 길 한가운데로 걸어갔고, 한 사람은 처마 밑으로 걸어갔기 때문입니다.”라고 했다. 그 대답을 듣고 선사가 말하길 “너희는 모두 ‘한 사람을 적시지 않는다.’라는 말에만 집착해 전체를 못 보는구나. 한 사람을 적시지 않는다는 말은, 즉 두 사람 모두 비에 젖게 한다는 의미를 말한다.”」 이 일화는 문자의 집착이 주는 오류를 얘기..
2009.04.10 -
마음이 아플때 먹는 약, 디아제팜
마음이 아플때 먹는 약, 디아제팜 조원석 조회수 373 / 2008.08.25 디아제팜, 삼촌 - 마음이 아플 때 먹는 약, 디아제팜. ‘디아제팜, 삼촌’을 보는데 문득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으려다 미쳐버렸네.” 라는 하이쿠가 떠오른다. 아마도 ‘삼촌’의 좌우명 아닌 좌우명, “미쳐야 미친다.”라는 대사 때문일 것이다. 좌우명 아닌 좌우명이라고 한 까닭은, 강요된 좌우명이기 때문이다. ‘미치다’라는 동사에는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또는 그것을 가하다.”라는 의미도 있고,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란 의미도 있다. ‘삼촌’의 강요된 좌우명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삼촌’의 과거다. 신동이라 불리던 학창시절을 겪고, 대학에 간 ‘삼촌’은 90년대 한국 대..
2009.04.10 -
오디언스 AUDIENCE (청중) - 모순으로 아파하고 모순으로 위로받다
오디언스 AUDIENCE (청중) - 모순으로 아파하고 모순으로 위로받다 조원석 조회수 426 / 2008.09.10 오디언스 AUDIENCE (청중) - 모순으로 아파하고 모순으로 위로받다 바츨라프 하벨 作(체코) ‘청중’은 동구권 부조리극 중 하나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작품이 ‘동구권’에 속하고, ‘부조리극’이라는 것은 알자. ‘동구권’이라는 단어에서는 동구 공산주의라는 말이 연상되고, 공산주의라는 말에서는 전체주의라는 말이 연상된다. 이 전체주의를 ‘청중’에서는 전통과 습관이 지배하는 양조장으로 비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 양조장의 총책임자로 나오는 슬라덱(이경준)은 전체주의의 대변자다. 그리고 슬라덱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바넥(전중용)은 전체주의를 부정하는 개인주의의 대변자다. 그런데 이 극은 부..
2009.04.10 -
‘실연’의 아픔을 덜어내는 ‘사랑’ - 아픈 만큼 가벼워지는 것
‘실연’의 아픔을 덜어내는 ‘사랑’ - 아픈 만큼 가벼워지는 것 조원석 조회수 523 / 2008.08.04 연극 ‘실연’을 보았다. 실연한 사람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실연’은 재미있었다. 극의 형식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재미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연’이 주는 재미가 있었다. ‘실연’의 재미는 무게덜기에서 나온다. 첫 번째 무게덜기: ‘비유하기’ 표를 내고 계단을 내려가면 붉은 지시봉을 든 공익근무요원이 관객석으로 안내를 한다. 관객석에 앉으면 무대가 지하철역의 승강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관객이 극장 안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이었고 관객을 안내하던 공익근무요원은 배우였으니 공연은 관객의 입장과 동시에 시작되고 있었는지 모른다. 관객이 들어오기도 전에 무대에 있던..
2009.04.10 -
[리뷰] "눈에 쌍심지를 켜고 착한 사람 찾아 나서는듸" - 이자람 「사천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착한 사람 찾아 나서는듸" 김해진 조회수 547 / 2008.07.18 이자람의 가 지난 4일(금)부터 6일(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됐다. 는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첫 번째 공연으로,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의 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판소리 공연이다. 판소리로 브레히트를? 혹시 졸음이라도 오면 어쩌지? 판소리는 잘 모르겠고 브레히트는 뭔가 멀게 느껴지던 어느 오후, 그런데도 공연을 보러 나섰던 것은 ‘모르겠고 멀게 느껴지는’ 그 무엇이 미지의 영역이라는 감(感)이 왔기 때문이었다. 관객으로서 본 적 없는 풍경을 탐험해본다는 것은 분명 신나는 일이다. 세 명의 배우가 먼저 무대에 나와 성큼성큼 크게 걸으면..
2009.04.10 -
[리뷰] 그 어둠을 명명백백 밝히는 여행 - 극단 작은신화 「로베르토 쥬코」
그 어둠을 명명백백 밝히는 여행 - 극단 작은신화 「로베르토 쥬코」 김해진 조회수 466 / 2008.06.19 2008년 100페스티벌 참가작 _ 극단 작은신화 지난 5월 20일부터 시작된 ‘100페스티벌’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80여 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연극의 미래를 꿈꾸며 시작된 이번 축제는 우석레퍼토리극장, 블랙박스씨어터, 성동소월아트홀에서 총 12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축제의 막바지, 극단 작은신화의 를 보며 그간의 참가작들을 챙겨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100페스티벌을 주최한 100만원 연극공동체는 상업적 흥행을 위한 연극제작시스템에서 벗어나 연극정신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운 관객들을 창출하기 위해 저예산, 독립, 연극공동체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발족했다. 2006년 1..
2009.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