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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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능공간 스페이스 캔 옥상에서의 낭독 공연
스페이스 캔의 '가능'으로서의 공간 가능공간 스페이스 캔은 성북동에 자리하고 있다. 대학로 다음인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리되 약도가 없으면 찾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막상 도착했을 때 눈에 띈 건물이 크고 특이했다. 막연히 성북동 비둘기란 시를 떠올리고, 대학로에서 그럭저럭 걸어갈 만한 지점이란 사실, 그리고 소시민들의 평범한 동네에서 꽤나 큰 저택들이 군데군데 있는 몇 가지 이미지들이 상충되며 머릿속에서는 스페이스 캔의 지정학적 위치를 나름대로 그려 내고 있었다. 오다가 몇몇 사람들에게 미술관의 위치를 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고, 얼마 앞둔 위치에서야 누군가에게서 아 그게 미술관인 거 같은데 하는 말을 듣고 찾아갈 수 있었다. 그 사람도 뒤늦게야 스페이스 캔이 미술관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이다. 미술계..
2009.06.10 -
[리뷰] 소통과 윤리를 전제하는 공연, 서커스 몬트리올(Circus Montreal)의 “아브라 서커스(Circo Abra)”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소통과 윤리를 전제하는 공연, ‘아브라’의 모두가 함께 서커스 서커스 몬트리올(Circus Montreal)의 “아브라 서커스(Circo Abra)”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대부분의 극들에서 무대와 관객 사이에 있는 가상의 ‘제4의 벽’은 애초에 상정되지 않았다. ‘배우는 우리에게 직접 말한다. 우리의 얼굴과 그의 얼굴이 마주한다.’ ‘나는 그 원 둘레에서 역시 사정권 안에 있다.’ ‘이제 우리는 윤리적인 마주치거나 공동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된다’’ 물론 그 잠깐의 환영 같은 실재를 자유롭게 벗어나는 건, 곧 다른 공연으로 옮기거나 하는 선택은 자유에 따른다. 특히 단체가 아닌 일인으로 공연을 하는 사람은 타인의 손길이 더더욱 필요해진다. 그것이 공연 안에서는 동료가 아닌 마주하는 누군가..
2009.06.08 -
[리뷰]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판토 & 제젤과 산초의 기이한 움직임과 표정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판토 & 제젤과 산초의 기이한 움직임과 표정 ‘레 제앙 뒤 쉬드’(Les Geants du Sud)의 “판토 & 제젤과 산초”(Panto, Djezel and Sancho) 커다란 얼굴은 보통 사람의 얼굴과는 분명 다르게 조각되거나 빚어져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완전한 온전한 형태를 지닌 완전한 사람이다. 환영보다는 실재로서. 그렇지만 커다란 얼굴의 앞과 옆의 이음 부분이 두드러지게 구분이 되는 가운데, 다른 몇몇의 차이를 느끼고 이를 신기해하게 된다. 전체적으로는 그것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몸과 함께 유동적인 흐름 하에 고정되지 않은, 그래서 구성해야 할 또 다른 얼굴로서 성립된다. 시니컬한 듯한 표정의 판토, 퉁명스러운 듯 제젤, 유쾌하게 웃고 있는 표정의 산초, 하나의 표정..
2009.06.07 -
[리뷰]"‘몸’이 ‘말’ 해주는 여행담" <이이무로나오키 마임컴퍼니_'Follow the arrows'>
‘나는 배우다’ 라는 주제로 개최된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이 막이 내렸다. ‘피지컬 씨어터’라, 연극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장르일 테고, 공연을 즐겨보는 이들에게도 그리 쉬운 장르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름’ 만 어려울 뿐, 내용은 우리에게 친숙하기 그지없다. 말 섞기 싫은 사람에게 귀찮은 손짓만으로 소통을 끝내고, 소중한 사람에게 말보다 더한 표정으로 애원하는 우리들 모습처럼.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의 총집합, 폐막작으로 공연된 이이무로 나오키 마임 컴퍼니의 역시, 말 그대로,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가리킴이 시작되고, 머물고, 끝나는, 말이 ‘필요 없는’, 작품이다. 마임에서부터, 무용 그리고 신체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을 아우..
2009.06.02 -
[리뷰] 음악극<인어공주> "목소리를 잃고 노래하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의정부 음악극 축제에서 상연된 ‘인어공주’ 도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따른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구나 그 알고 있는 이야기가 복잡한 사건이 있어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작품이 아니라 처음과 결말이 한 눈에 들어오는 동화라면 흥미의 반감은 더 심할 것이다. 눈에는 눈, 귀에는 귀? , '재미'와 '기억'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이 흥미의 반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 연극은 음악을 사용한다. 노래와 타악기, 리듬이 있는 대사와 하늘거리는 천, 그리고 음악과 떨어질 수 없는 춤이 있다. 그리고 이국적인 일본 가부키의 분장에 어울리는 의상의 색과 디자인이 음악에 신비감을 더해 준다. 이 연극에는 새로운 의미의 전달이나 이..
2009.05.25 -
오이디푸스 리뷰 : 권력의 이중성
혜화동 1번지 동인이 ‘연출가 동인제 페스티벌’을 열었다. ‘마피아 게임을 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권력과 힘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사회를 얘기한다고 한다. 5편의 연극이 상연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오이디푸스’다. 이 연극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원작이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운명에 맞선 인간의 자유 의지와 그로 인한 비극을 큰 줄기로 삼고 있다면 박 정석 연출의 ‘오이디푸스’는 운명에 맞선 오이디푸스의 자유 의지와 자신의 권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타인의 자유 의지는 허락하지 않는 오이디푸스의 이중성을 큰 줄기로 삼고 있다. 이러한 이중성을 드러내기 위해 각색을 한 연극이다. 이 연극은 ‘운명’을 통해 ‘권력’을 얘기하고 있는데 그 방식이 단순하다. 촛불집회가 등장하고, 대통령..
2009.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