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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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3인의 관객(觀客)이 삼일로(路) 로 질주하오.
13인의 관객(觀客)이 삼일로(路) 로 질주하오. (길은 고갯마루의 꺽어지는 골목으로 적당하오) 정진삼 제 1의 관객이 무섭다고 그리오. ‘이상李箱’ 을 ‘리얼real’ 하게 보고자 하는 한국 창작자들의 지난 시도들은 본의 아니게 ‘李箱’ 을 되려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李箱보기’ 에 대한 특별한/답답한 관념이 관객/독자들에게 주입된 것이다. 우리는 이미 李箱을 이상(理想)하게 결론 내리는 데 익숙하다. 수식어들도 다분히 상투적이다. 천재, 괴짜, 요절, 식민지 지식인, 건축가, 시인 등등. 그를 ‘아는’ 것을 일종의 ‘멋’ 으로 이해하게 되던 때도 있었다. 어려울수록, 빨리 인정하고 넘어가면 만사형통. 그리하여 李箱의 세계는 늘 모호한 미답(未踏)의 상태이거나, 언어영역 문제에서 나오는 문제의 정..
2009.07.10 -
[리뷰] "춤, 다른 일상을 꿈꾸다" <드림앤비전댄스페스티벌2009>
글 김민관 mikwa@naver.com 지난 26일 오랜만에 홍대 포스트극장을 찾았다. 평론가로 보이는 분도 없고, 전체적인 관객의 연령층도 젊은, 만 원에 세 작품으로 볼 수 있는, 무엇보다 춤으로 꿈꾸고 자신의 춤을 향해 가고 있는 젊은 춤꾼들이 자신들의 춤을 구현 시키는 장으로서 ‘드림앤비전댄스페스티벌2009’는 시작하고 있다. 「붉은 심장」(안무_금배섭), 일상을 헤집다 Photo © 방성진 일상의 숨이 턱 막히는 답답함과 뒷걸음질, 반복과 반복되는 일상, 두 남녀의 움직임이 일치된다. 뭔가 우스꽝스러운 분위기 아래 남자는 호흡을 닫는 대신 웃음을 띠고, 여자의 맹한 표정은 약간 그로테스크하면서 백치미를 풍긴다. 일상을 건너뛰는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과감하다. 음악의 전환과 마치 상상의 날개를 펼치..
2009.07.09 -
[리뷰] 관이 내려졌다...<극단 노뜰>의 '파관'
후용공연예술센터를 찾아가는 길, 잠시 길을 잃어 구멍가게 앞 평상에 앉아 담소 나누시는 어르신들에게 여쭈었더니 바로 막힘없이 설명해주신다. 시골마을 폐교에 자리 잡은 후용공연예술센터는 그 마을의 한부분이 돼있는 것 같았다. 노뜰의 이번 공연은 ‘파관’ 무대는 까맣다. 아이가 들어 갈만한 자그마한 관이 백색의 끈에 걸려있다. 극이 시작되고 무대는 암흑. 여기저기서 나오는 소리만이 공간을 바람처럼 휘감는다. 조명이 들어 온 무대는 공동묘지. 아이의 관을 내려야 되는 순간, 아버지는 하관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제 극은 관 안에 묻혀있는 이야기를 뚜껑을 열어 관객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관객이 보는 것은 모두 배우의 말과 몸짓, 그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아이의 죽음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아이의 어머니..
2009.07.08 -
[리뷰]“Looking at yourself” : 작가의 문답법. ‘당신의 얼굴을 묻습니다!’
“Looking at yourself” : 작가의 문답법. ‘당신의 얼굴을 묻습니다!’ 첫 번째 정강 작가, 2009 신진작가 릴레이 쇼_프로젝트 UAC 전에 릴레이 쇼의 시작을 예고했었다. 그리고 지난 23일 그 첫 전시를 맞았다. 오프도시를 들어서자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 여러 대가 가득 들어 차 복잡했다. 잠시의 다과 시간을 가진 후에 작품 시연이 시작됐다. 정강 작가의 작품은 '당신에 있어 당신의 얼굴이란?', 그런 식의 관객을 향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이미지는 거울이나 카메라 등의 물리적 수단을 통해 재현된 것임에도 우리는 그것을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작가는 우리 이미지가 환영임을 보이고자 재현의 놀이터를 구성한다. 재현의 놀이터에는 거울과 카메라 그리고 카메라와 연결된 모니..
2009.07.07 -
[리뷰] 오늘을 기억하는 연극
오늘을 기억하는 연극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 이 연극이 불편한 두 가지 드림플레이의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제목에서 보듯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제목이 질문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관객은 자연스럽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고 연극을 보게 된다. 이것은 연극을 보는 데 있어서 몰입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연극을 편안하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불편 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이 연극은 90년대 같은 대학교를 다니고 운동권이라는 같은 경험을 나눈 91학번들이 30대가 되어 다시 만나 나누는 후일담이다. 그래서 그들이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90학번이고 PD계열의 풍물패에 있었던..
2009.06.29 -
[리뷰] 몸 쓰는 맛이 살아있는 무대를 위하여
몸 쓰는 맛이 살아있는 무대를 위하여 제4회 피지컬씨어터 페스티벌 보이첵 그리고... & 의자들 몸이란 소통의 매체인가, 혹은 그 자체로 실존하는 기반인가. 아마 그 어느 쪽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후자가 전자에 선행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즉, 보다 근본적인 것이며 평소에 의식하기 힘들지만 언제나 전제되어 있는 조건인 것이다. 연출가 유제니오 바르바는 이를 ‘선(先)표현적’인 층위라고 했다. 피지컬씨어터 페스티벌이 전자, 즉 표현적 층위에서 마임, 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지만, 이 행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후자의 층위가 아닐까. 선표현적 층위는 심지어 어떤 메소드가 덧씌워지더라도 그것을 초월하여 무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물..
2009.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