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6)
-
[리뷰] 인디포럼에서 만난 세편의 영화들
[인디포럼 2012] 지겨운 청춘을 살아가는, 우리 존재 글_유햅쌀 그놈, 저놈, 아니 이놈, 아무튼 망할 놈의 청춘. 지겨운 청춘. 언제부터였나. 고루한 청춘이야기가 어떤 경향으로 자리한 지 오래. 그러니까 10대 후반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에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기까지, 혹은 대학이라는 과정 없이 바로 사회인이 되기까지-이 과정은 물론 잘 다뤄지지도 않거니와 청춘이라는 규정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그 또래를 청춘으로 묶는다면, 그 이야기는 넘쳐흘러. 아. 궁핍한 우리 존재여. 우리 존재가 살아가는 무기력한 일상을 곳곳에서 마주하는 것. 지긋지긋하지 않나. 청춘이라 퉁쳐 부를 수 없는 우리 존재의 다양성이 무시된 채. “왜?”라는 질문은 거세당한 채로. 이 시점에서 인디포럼에서 상영된 세 영화 , , ...
2012.07.11 -
[리뷰] 영화 <두 개의 문> - 무간지옥에 핀 희망의 꽃
무간지옥에 핀 희망의 꽃 영화 리뷰 글_멘붕어 이 화제다. 소수의 상영관으로 시작해서, 전상영 매진과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상영관을 늘려가는 추세가 예전 때를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포털의 영화데이타베이스에 등재된 이 영화의 평점은 7월 7일 현재 4점 초반대다. 좋은 영화라고 입소문 난 영화들 중 이런 경우는 여지껏 한 번도 없었다. 업계에 암묵적으로 알려진 대로 ‘타 영화사 알바’가 개입했을까? 그러나 별달리 이해관계도 걸려있지 않을 독립 다큐멘터리영화에 왜? 평점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뒤쪽으로 넘기기로 한다. 용산. 이제는 단순히 서울 특별시에 소속된 25개 구(區) 중 하나가 아닌, 고유명사가 된 그 이름. 2009년 용산참사 이후로 용산은 마치 80년 광주가 그랬듯, 어떤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역..
2012.07.08 -
[공간리뷰] 야구장에서 극장을 생각해보다
잠실야구장 LG vs 롯데 / 롯데 vs LG 야구장에서 극장을 생각해보다 리경 6월 23일 잠실 야구경기장을 찾았습니다. LG와 롯데, 아 아니 롯데 팬들이 있으니 롯데와 LG 아 아니 LG와 롯... 에, 아무튼 이 두 팀 경기가 있는 날이었어요. 나는 몇 번 LG를 응원하며 야구장에서 데이트를 해 본 적이 있었으나 롯데의 응원이 재밌다는 말이 자자하여 이 날은 롯데 쪽에 앉아볼 요량이었습니다. 특정 야구팀에 대한 지지도가 강하지 않기에 가능이나 한 생각이었겠지요. 어쨌든 이 날은 들어간 입구나 발견한 자리가 롯데 쪽이 되어, 나는 그날 롯데 팬이 되었습니다. 그날의 무대, 즉 경기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야구 중계에 맡기기로 하고, 나는 관객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야구장은 원형경기장..
2012.07.05 -
[리뷰]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 몸, 빛, 망치의 관계
2012 제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몸, 빛, 망치의 관계 , 김해진 극장에 들어서면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하얀 빛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관객들을 바라본다. 조명등이다. 보통은 무대를 향해 있는 조명기들이 이번엔 객석을 향해 있다. 안개가 가득한 곳에 우주선이라도 착륙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광원과 마주보았다가 눈이 부시면 고개를 돌렸다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가 하면서 기다린다. 뭘 기다리지? 습관처럼 무대에서 누군가 움직이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곧 움직이는 건 빛의 입자, 빛의 공기이다. 공간을 채우고 있던 스모그가 다른 빛깔로 물든다. 빨갛게 노랗게 또 초록빛으로. 기찻길 앞에서 신호등을 바라보는 심정이 된다. 그런데 그게 아주 느릿한 그림이다. 빛은 천천히 변화한다. 빛이 극장의 왼편 ..
2012.06.22 -
[리뷰] 제6회 서울재즈페스티벌 - 완벽한 주말
완벽한 주말 제 6회 서울재즈페스티벌 글_반디 햇빛도 찬란한 5월 중순, 저는 그간 하던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시 백수가 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음악과 자연과 자유가 함께한 주말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곳은 서울재즈페스티벌이었습니다. 다소 비싼 표 값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라인업과 완벽한 날씨 덕분인지 페스티벌이 열렸던 올림픽공원을 찾은 관중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사전구매로 조금 저렴한 양일권을 사 둔지라 비교적 부담 없이 이틀간의 축제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었습니다. 19일: 이곳이 천국인가? 1. 고상지 & 최고은 19일의 첫 공연은 수변공원에 꾸려진 Spring Garden에서 보았습니다. 호수를 등지고 세팅된 아담한 무대는 제천의 호반무대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적당한 나무그늘..
2012.06.05 -
[공간리뷰] 일상지하(日常地下), 일상지하(日常之下) - 극단 성북동비둘기
일상지하(日常地下), 일상지하(日常之下) 성북동비둘기 연극실험실 일상지하 공간리뷰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카페 일상의 지하에 위치한 실험극장 일상은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연습장이자 공연장으로 활용되지만 사실은 키 낮은 콘크리트 천장과 기둥, 시멘트 바닥이 그대로 노출된 지하실에 가깝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도 없고 좌석 역시 배치되지 않았으며 천장에는 그 흔한 조명기구 하나 찾을 수 없으니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이 아니라 그냥 지하실인 것이다. (김기란, “작은 공연, 힘찬 걸음”, 계간 연극평론 39호 中에서) 2011년 가을 공연된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에서 마담은 위 대목을 인용하며 조소를 금치 못한다. (이 공연에서 ‘하녀’는 ‘연극’으로 치환되었다)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이 아닌 그냥 지하실.’ 그것..
2012.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