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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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동네박물관 - 코끼리들이 웃는다
동네의 시학, 박물의 미학 코끼리들이 웃는다 글_정진삼 바야흐로 거리예술의 계절이다. 좀 더 보태면 거리 예술의 시대다. 주관객층인 일반시민들을 배후로 지역과 축제에서 존재이유를 증명하더니, 최근에는 커뮤니티 아트라는 동시대 화두와 결합하여 기세가 등등하다. 물론, 그만큼 책임과 고민의 폭도 깊어진다. 현장성, 흥행성에 충실함으로 그 임무를 완수했던 거리예술이 이제는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고려해야 지점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지역과 소통이 가능한가, 축제의 맥락과 어울리는가, 진정한 의미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 하는 기본 질문은 작품이 상연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처럼 특정 장소에서 거리 예술을 수행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공공성, 공익성과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를 고민해야만 하..
2012.05.19 -
[리뷰] 故 안현정 작가의 작품집 <달콤한 안녕>
나는 당신이 살아있었다는 걸 기억하지 못 할 것이다 - 故 안현정 작가의 작품집 글_조우 그 누구의 삶도 특별하지 않듯이 그 누구의 죽음도 특별할 것은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소멸되어가는 것이고, 그러므로 죽음이란 예상된 결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망자(亡者)가 어떠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작가라고 해서 절대 다를 것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다른 모든 죽음들에 대한 오만일 것이다. 허나 이 ‘달콤한 안녕’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 ‘안현정’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날개에 새겨진 작가의 사진과 약력들을 보면서 나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인간의 삶과 죽음이란 흰 바탕의 검은 글씨로 쓰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2012.05.14 -
[리뷰] 펑크라는 이름의 청춘 -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
펑크라는 이름의 청춘 전시/공연_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 기획/출연_더아웅다웅스/9개 밴드 일시/장소_2012.3.17~4.18/아트선재센터 3층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2011년 페스티벌 봄에는 한스-페터 리처(Hans-Peter Litscher)의 라는 작품이 있었다. 종로구 원서동 좁은 언덕길, 박잉란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작가는 그가 자던 방, 소중하게 간직한 물건들, 책들, 옷가지 등을 보여주며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가의 안내에 따라 그의 집을 둘러본 관객들은 6.25 전쟁 때 쌍둥이 누이와 헤어진 뒤 세상을 떠돌았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해 자못 진지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러면 작가는 한층 더 진지하고 장황하게 자신이 아는 바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물론 하필 그 날 그 시각 나와..
2012.04.30 -
[리뷰] 영화 <어머니> _ 엄마, 안녕.
영화 _ 엄마, 안녕. 글 _ 리경 그녀. 이름 이소선. 소선의 아버지는 태어난 딸이 하도 작아, 작을 소(小) 자를 써 ‘소선’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 때 차마 상상치 못했으리라. 작디 작던 소선이가 한 시대의 노동자를 품는 이리 큰 어머니가 되리라고는. 아들 전태일. 17세 때 평화시장의 의류제조 회사의 재단사로 들어가 함께 일하는 어린 여공들의 쓰린 삶을 목도한다. 그는 근로 기준법을 알게 되고, 법 준수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애쓰지만 그의 요구는 번번이 거절당한다. 분신을 생각한 그는, 밤마다 엄마에게 근로 기준법을 가르친다. 밤새도록 대화하는 게 다반사였던 모자였던지라 엄마는 다른 생각 없이 태일에게 근로 기준법을 배운다. 엄마가 근로 기준법을 다 배웠을 때 쯔음 아들 태일은 ..
2012.04.26 -
[리뷰] <이야기해주세요>-우리가 들어줄게요, 당신의 짐과 이야기
제작비마련 후원공연 우리가 들어줄게요, 당신의 짐과 이야기 소히-김목인-휘루-백현진 @씨클라우드 글_정진삼 속삭임DJ 비바람과 음악사이. 토요일 6시부터 9시까지 홍대 씨클라우드에서 속삭이는 DJ입니다. 벚꽃은 봄비에 다 내려앉고, 우산이 꺽일만큼 바람은 강합니다. 폭풍 속을 달려서 음악회에 온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피스- 영상속의 할머니 ♬ “우리 동생 예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속삭임DJ DJ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한 컴필레이션 음반 “이야기해주세요” 제작비 마련 후원공연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여‘신’이 아닌 여‘인’, 뮤지션들이 자기 목소리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하네요. 객석 맨 뒷자리에서 낮은 목소리로 중계하겠습니다. 관객들..
2012.04.22 -
[리뷰]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 질문을 던지는 연극
2012 페스티벌 봄 리포트 질문을 던지는 연극 르네 플레쉬의 글_전강희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를. 독일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르네 폴레쉬의 작품이다.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라는 말이 작품의 지적인 무게감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그리고 동시에 ‘현혹’, ‘눈동자’라는 단어에서 관능미도 풍긴다.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 모두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제목이다. 뭔가 마음을 풀 여지를 주지 않는다. 나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무대를 바라보며 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무대 양쪽에는 자막을 읽을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이 두 대 설치되어 있다. 그 위로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연극은 우리 삶의 진지한 그림자가 아닙니다.”라는 범상치 않은 문구가 떠오른다. 학창시절 수업 시작하기 전에 학습 ..
2012.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