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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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가다] 부산 제로페스티벌 2012
다시 ‘0’에서 출발하는 부산 청년문화축제의 신호탄! - ZERO Festival 2012 "Start From Zero" 장현정 최근 몇 년, 부산에서는 청년문화와 관련된 괄목할 만한 움직임들이 많았다. 한국 독립문화의 상징이었던 홍대 앞이 자본과 시류에 밀려 예전 같지 않단 말이 회자되는 동안, 부산에서는 약 3, 4년 전부터 오히려 ‘지역’ 과 ‘청년문화’ 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역동적이고 활발한 네트워크와 기획들이 시도돼 온 것이다. 게다가 예전에는 ‘인디(indie)가 뭐지?’ 수준이었던 공무원이나 재단 등의 태도도 상당히 바뀌었다. 그 결과, 부산문화재단이 지원하고 부산 지역 청년문화를 중심으로 기획된 공공예술프로젝트였던 ‘회춘프로젝트’ 는 2011년 전국 공공예술프로젝트 평가에서 1위로 선정..
2012.09.03 -
[축제를 가다] <예기치못한><아이팟과 함께 묻어주세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참가작
인디극단 판의 & 극단 돌곶이의 봄 붉은 실은 엉키고 칼은 아슬아슬하다 김해진 연극 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의 입장에서 낙태에 관해 이야기한다. 폭력남편을 둔 주부 준경, 무능한 애인을 둔 기자 남희, 산부인과 의사 연주, 이렇게 세 명의 여자가 산부인과에서 만난다. 준경에게는 어린 아들과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이 있다. 남편이 싫은데 임신했단 걸 알게 됐다. 남희에게는 외무고시만을 고집하며 몇 년을 보내고 있는 애인이 있다. 사랑하지만 ‘함께’를 약속할 수 없어 헤어졌다. 그런데 임신했단 걸 알게 됐다. 연주는 남희의 학교 후배. 불법인 낙태 수술을 할 수 없다며 이들의 부탁을 여러 차례 거절하지만 둘의 사정을 듣고는 마지못해 수술을 결심한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면서. 단속에 걸려 경찰 조사까지 받는 등..
2012.08.29 -
[축제를 가다]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 - 오직 관객에게 바쳐진 바다
오직 관객에게 바쳐진 바다 제12회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에 대한 단상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바다는 한적했다. 맞은편 육지에 우뚝 솟은 거대한 공장 단지가 보였다. 조금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2012년 8월, 말복과 입추가 겹쳤던 그 날 저녁에, 포항 북부해수욕장은 몸매를 뽐내며 피서를 즐기러 온 타지의 사람들에게도, 한여름 떠들썩하게 축제를 벌이는 익명의 주최측에게도 속하지 않았다. 지극히 고요하게, 바다가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 뭉클한 풍경의 보이지 않는 하나의 점이었던 것에 대하여 아주 오랫동안 무한히 만족할 것이다. 엄마는 구룡포에서 태어나셨다. 아빠와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실 적에, 태어난 곳으로 함께 여행을 다녀오신 적이 있다고 하셨다. “토끼 꼬리에서 태어난 계집”이라며 할아버지는..
2012.08.15 -
[축제를 말하다] 축제와 나, 서울프린지페스티벌
▲2005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몽유열정가" 포스터 프린지와 나, 나와 축제 "그냥 즐겨, 프린지!" 똥개(2005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 자원활동가) 요즘 아침 출근하고 저녁 퇴근의 패턴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로서는 의자에 목을 기대고 눈을 감아 프린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결핍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과 같은 효과로 나타난다. 거짓말처럼.(거짓말일 수도 있다) 홍대 앞 프린지 서울에 올라와서 대학을 다니면서 제일 놀라웠던 사실은 서울 전체가 ‘시내’의 개념이라는 것이었다. 보통 지방에서는 ‘시내’라고 불리는 번화가 또는 유흥가의 경우 1-2곳으로 압축되기 나름인데, 서울은 사방팔방이 ‘시내’였다. 적응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그 중 한곳이 홍대였다. 이곳은 클럽과 젊은이들이 ..
2012.08.14 -
[축제를 가다] 지산밸리록페스티벌, 공연 밖의 이야기
지산밸리록페스티벌, 공연 밖의 이야기 성지은 ▲ 라디오헤드 공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평생 처음 봤다 2012년 1월, 한국의 락매니아들 뿐만 아니라 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술렁거렸다. 바로 7월 말에 열리는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이하 지산락페)에 라디오헤드와 스톤로지스가 온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락페를 위한 밴드 섭외가 시작되는 연초에는 언제나 갖가지 소문과 진실이 무성하다. 누군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를 보고 싶은 소망을 담아 그럴싸해 보이는 소문을 퍼뜨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계속 밴드 공홈과 해외 락페 공홈을 들락날락거리며 밴드의 투어 일정을 맞추어 진실을 추측해내기도 한다. 이런 소동은 매년 있어왔기 때문에 처음 ‘라디오헤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는..
2012.08.12 -
[축제를 가다] 선셋장항페스티벌 공장미술제 - 장항과 공장과 미술
선셋장항페스티벌, 공장미술제 장항과 공장과 미술 글_성지은 우리가 탄 차는 서울을 떠난 지 2시간여가 지나 장항으로 들어섰다.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좇아 장항역을 찾아 가는 길 양옆에는 페스티벌을 알리는 분홍색 현수막이 휘날리고 있었다. 가뜩이나 흐렸던 날만큼 흐린 장항의 도로에는 차도 사람도 눈에 띄지 않았고, 그저 쨍한 분홍색 현수막들이 생경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장항역은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었고, 지도는 다시 장항화물역을 가리켰다. 장항역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화물역은 장항역보다는 건물도 많고 바다도 가까운, 소위 시내라고 불릴만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소란스러움이 있어야 할 그곳 역시 회색빛을 띄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것이 장항에 대한 첫인상..
201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