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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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통의 기억, 따돌림 - 파사 무용단 「서랍속의 시간」
공통의 기억, 따돌림 파사 무용단 글_가재 0 대형커튼이 걷히자, 책상이 반듯하게 줄 서있었다. 익숙한 교실의 모습. 1분단 세 번째 줄에 앉은 그가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그는 교복을 입고, 책상에 앉아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혼자인 채, 아무 말도 않고. 이리저리 따로 움직이던 팔다리는 결국 말 한마디를 빚어낸다. 점점 들려오는, 아니 내 살결에 닿아오는 몸의 소리. “나…, 왕따예요…….” 그렇게 침묵, 이 들리기 시작했다. 1 공연 은 내가 본 다섯 번째 무용 공연이다. ‘청소년 감성 프로젝트’란 부제가 달린 이 공연은 학교를 무대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누구나 가진 학창시절의 공통의 기억들을 되짚어가지만, 그 사이로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이질적인 기억 하나를 ..
2010.12.13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세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세번째 이야기 마임극단 동심 - 숨 그리고 숨 상상바람 - 집과 나 고재경 - 선Ⅲ 글_ 조원석 우석레퍼토리극장 앞, 원석과 동이가 만났다. 둘은, 둘 다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눈인사도 하지 않았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오늘만 보면 돼.” 원석은 동이의 표정을 보았다. “그래.” 동이는 웃었다. “아쉽지?” 원석은 웃으며 말했다. “아니, 전혀.” 동이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는 그보단 작고 소중한 일상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고, 는 섬세하고 내밀한 내면을 그리고 있었다.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공연들이 다 비슷하게 보여.” 원석은 극장을 나서며 기지개를 켰다. “다 마임이잖아. 저기 포스터에 씌어 있잖아. 한..
2010.12.08 -
[리뷰]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프로젝트 - 용감하지도, 선명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너의 왼손」
2010 남산예술센터 공동연작 프로젝트 용감하지도, 선명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은 「너의 왼손」 글_ 아키꼬 아마도, 조금 과장해서, 10년 전쯤 봤던 만화책이었을 거다. ‘세계 3차 대전이 발발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종교는 단지 보기 좋은 명분일 뿐이다. 모든 역사를 통틀어 전쟁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발발된다’는 명쾌한 정의를 보았던 것은.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였다. 합법적 학살을 자행하는 ‘전쟁’의 기저에는 인간의 ‘탐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화책에서 다룰 만큼 속보이는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발마의 비명과 고함과 함께 은 서울 명동역에서 벌어지는 한 여인의 권총 인질극으로 시작된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대물’의 여주인공 ‘서혜림’처럼 연극의 여주인..
2010.12.03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두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두번째 이야기 최경식 - 마르셀마르소를 그리며 극단 마음같이 - 우리는 이렇게... 글_ 조원석 우석레퍼토리극장 앞, 원석과 동이가 만났다. 둘은, 둘 다 잠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 눈인사도 하지 않았고, 악수도 하지 않았다. ▲ 최경식 - 마르셀마르소를 그리며 “ 는 그림 같고, 는 사진 같다.” 극장을 나서며 원석이 처음 꺼낸 말이다. “왜?” 동이는 궁금하지 않았다. “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어. 그림은 화가가 중요하고, 사진은 대상이 중요하다고 할까? 는 공원이나, 서커스 극장의 풍경 속에서 화가가 느낀 감정을 표현했다고 한다면 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사는 모습들을 재현했다고 봐. 에게 마임은 화법이야. 마임이라는 화법으로 그린 공원과 눈으로 보는 ..
2010.12.02 -
[리뷰]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 - 원더버드 공연을 보고
이미 오래전의 이야기 - 원더버드 공연을 보고 글_ 조웅 도심속의 상큼한 페스티발을 지향하는 2010 GMF엔 누구더라...? 음... 아! teenage fanclub이 왔다. 그리고 이소라도 나왔고, 에...또 언니네 이발관, 일본에선 하바드havard(얘들은 하바드 출신인건가?) 가 왔다. 또 단골 출연팀인 페퍼톤스도 빼놓을 수 없겠지. 나는 2010 GMF에 갔었다. 하루만. "집에서 멀지만 오가는 피곤함을 견딜만큼 날 유혹한 팀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바로 바로... '원더버드'. 하하 난 원더버드를 보러 GMF에 갔다. 원더버드가 누구인가? 신윤철과 고구마 박현준과 손경호이다. 서울전자음악단과 문샤이너스의 신윤철과 손경호를 제외하고는 사라져버린 그들의 과거밴드, 옛날밴드, 옛날사람이다. '삐삐..
2010.11.26 -
[리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 「감옥」첫번째 이야기
2010한국마임 극장공연 리뷰 「감옥」 첫번째 이야기 이야기꾼의 책공연 - 이야기가 있는 마임 "할아버지의 바닷속 집" 마린보이 - 나홀로 서커스 박이정화 - 사랑 쓰다 이슬길 - 몸짓시극1 '아름다움 안에서 함께 걷기를...' 글_ 조원석 “거리에 가로등불이 하나 둘씩 켜지고 검붉은 노을너머 또 하루 저물 땐 ~ ” “ 여보세요?” “ 동이니? 나야 원석이.” “ 웬일이야?” “ 연극보자고, 마임공연인데, 나 그거 보고 리뷰 써야 하거든. 그런데 네가 마임 하잖아. 좀 도와달라고.” “ 나 지금은 마임 안 해.” “ 그래? 몰랐어. 그래도 좀 도와줘. 나, 마임은 깡통이거든.” “ 알았어. 시간이랑 장소는 문자로 보내줘. 나 지금 바쁘거든.” “ 그래, 고맙다. 오래간만에 만나네.” “ 응. 이제 끊어..
201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