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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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4회 언리미티드 에디션
제4회 언리미티드 에디션 @ 무대륙 "어느덧, 바란다" 글_성지은 어느덧 한국에서도 ‘독립출판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명색이 잡지인데 광고는 하나도 없고 파격적인 형식에 독특한 글과 그림들이 가득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책에서, 이제는 종류도 다양해져 자기 관심사에 맞게 골라볼 수 있는, 잡지(혹은 출판물?)의 한 종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독립출판물을 볼 수 있는 곳도 많아졌는데, 서울에는 가장 유명한 상수동의 ‘유어마인드’ 서점을 비롯해서 삼청동의 ‘아트선재센터’, 통의동의 ‘가가린’ 등이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4년 전부터 유어마인드가 주최한 독립출판물 페어인 이 열리고 있다. 2, 3회는 신사동의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렸었고, 올해에는 합정동에 새로 문을 연 무대륙에서 11월..
2012.11.28 -
[리뷰] 세 사람 있어! - 사람의 존재, 육체의 현존
[Voice review] 세 사람 있어! -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도쿄데쓰락 사람의 존재, 육체의 현존 글_지혜로운 늑대의 전사 말_마두영(배우) PART - 1 PART - 2 지난 10월,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되었던 (제12언어 연극 스튜디오)의 한 장면이다. (내용상으로는 두 사람의 대화이나 이를 세 명의 배우가 연기한다.) 재룡 나랑, 얘랑 누가 한재룡이야? 민규 나랑 얘는 다른 사람이야? 재룡 ...어? 민규 너 왜 그래? 재룡 잠깐 기다려봐... 두 사람 있지? / 무슨 말이야. 민규 어? / 어디에? 재룡 지금, 여기. 민규 어? / 세 사람이잖아. 재룡 어? 아, 그러니까 세 사람. / 어? 세 사람 있어? 민규 세 사람 있어. / 세 사람 있지. 재룡 세 사람 맞아. 민규 뭐야 그게...
2012.11.19 -
[프리뷰] 예술가의 몫, 소리
▲영화 , 중년의 건축가 정기용 예술가의 몫, 소리 글_정진삼 1. 화 지원금 신청의 계절이 돌아옵니다. 젊은 예술가/기획자의 육체와 정신은 바빠 혹은 나빠질테지요. 일견 자율/자발적이고, 선택하면 그만! 인 모양새지만, 신청서를 쓰는 예술가들은 뭔가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마음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되면 다행인데, 되도 안하면 그 굴욕감과 화는 더해지지요. 좀 더 윤리적인 예술가와 기획자들은 아마 이런 순간을 지나왔을지도 모릅니다. 기금신청 데드라인을 앞두고 예술가들은 그동안 그들의 (작은) 성공과 (여전한) 실패와 착취와 자위와 뻘짓 등등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원치 않은 순간에 자기를 돌아보며 맞닥뜨리게 되는 기억들. 값진 경험들이 그 ‘몫’ 을 하기 위해 이렇게 사용될 줄이야..
2012.11.19 -
[리뷰] 극단 동네방네 <왕, 죽어가다>
극단 동네방네 생각, 예찬, 아쉬움 글_강말금 공연을 기획한 '다리' 로부터 첫 공연을 보고 리뷰를 써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연극에 초대받고 싶고 좋아하는 극단 동네방네에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어서 쓰겠다고 했다. 연극은 참 좋았다. 매력적인 리뷰를 써서 관객들이 이 연극을 보게하고 싶은데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잘 못 쓰겠다. 요즘 글을 안 쓴다. 생각하고 정리하는 것보다 사는 게 더 좋다. 먹는 거 자는 거 악기 만지는 거 노는 거 만드는 거...... 인간으로 태어나면서 받은 감각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불행한 인간의 삶에. 그래서 글은 어떻게 될지? 1. 생각 연극의 기본 재료는 배우, 공간, 텍스트가 아니라 관객의 주의, 경청, 시선, 사유이다. 연극은 관객의 예술이다. 유제니오..
2012.11.16 -
[리뷰] 계피+이상유 커버공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당신의 노래가 부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계피입니다. 로켓트리의 이상유님과 제가 작년 여름에 했었던 커버곡 공연 기억하시나요? 올해 또 해요. 작년에는 서태지나 이선희 등 흘러간 가요풍의 선곡을 했었죠. 이번에는 홍대에서 현재 활동하는 그리고 예전에 활동했던 뮤지션들의 곡을 커버해볼까 해요. 정말이지 괜찮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는 지금처럼 활발하게 인디씬이 돌아갔던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풍성히 만들어지는 그들의 노래를 듣고 있다 보면 내가 이 사람들을 동료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기뻐질 때가 있어요. 페스티벌 공연 전 대기실에서 혹은 술자리에서 마주치면서 몇 마디를 나누고 헤어지고 동료의 동료로 소개받거나 가끔은 친구가 되기도 하면서 익숙해지는 그들이지만,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길을 걸어가다 순간 ..
2012.11.16 -
[인디언밥 11월 레터] 예술가의 목소리
예술가의 목소리 엄마 아빠는 저의 첫 울음소리를 녹음하실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미처 녹음기를 챙기지 못했던 어느 여행길에 산통이 시작된 바람에 제가 세상에 나던 첫 순간은 기록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대신 이후에 옹알이를 하던 것, 또는 처음 말을 시작하던 무렵의 목소리 등은 아직도 몇 개의 테이프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것을 들어보면 제 옹알이 소리보다 훨씬 크게 저의 귓가를 울리는 것은 옹알대는 저를 어르는 젊은 엄마의 목소리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때 그 목소리는 저의 세계였습니다. 티끌 한 점 없는, 한이 없는 사랑과 이해의 속삭임 속에 저는 있었습니다. 테이프가 늘어난 탓에 목소리는 변질되었지만 저는 그것이 ‘엄마’임을 단번에 알아봅니다. 목소리란 그 사람의 존재이며, 존재했음의 ..
201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