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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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논리 너머의 것, "죄악의 시대"展 (2)
죄악의 시대 (2) 글 ㅣ 개쏭 -T와 F로 나타낼 수 없는 전시 죄악이란 무엇인가, 또한 그 죄악이 사회 속에서 표현되는 범죄란 무엇인가. 대안공간 루프에서 전시된 ‘죄악의시대’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흩뿌려진 스프레이같았다. 죄악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살펴보자.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누군가를 죽였다. 나는 그 한 사람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왜 죽였 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누군가를 죽였고, 그 모습을 본 누군가가 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경찰들이 달려 와서 그를 체포해갔다. 몇 날 동안 그 사건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자기 어깨를 부여잡고 떨었고, 그 후 몇 주 동안 그 사람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욕을 퍼부었고, 그 후 몇 달 동안 사람들은 자기들은 그 사람 같지 않다고 자신했으며, 잠시 지나..
2010.02.23 -
[리뷰] 논리 너머의 것, "죄악의 시대"展 (1)
죄악의 시대 (1) 글 ㅣ 개쏭 -나오는 순간 목 뒤에 면도칼이 박힌다. 날카롭게 배인 정맥은 한 달의 현기증을 불러온다. 친구의 얼굴이다. 아니, 그 녀석이 맞는지 모르겠다. 이런 얼굴은 본적이 없다. -------------------------------------------------------------------- 리뷰를 시작하자. ‘죄악의 시대’는 어떠한 전시인가. 상당히 혼란스러운 전시이다. 어떠한 인간관을 확고히 부여잡는다는, 그런 단일한 틀이 없다. 공동작업이어서 그런 것일까. ‘사적비극의 서’의 경우 입장이 어느정도 분명하다. 사회적 피해자니 등등의 개인적 구체성을 무시하는 담론을 통해 범죄자 내지는 사회적 피해자들을 보지 말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확성은 다른 작품들과..
2010.02.23 -
[고재경 마임 워크샵]-2. 마임은 묘사 이전의 것이예요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두 번째 기록 글| 강말금 *들어가는 말 두 번째 시간. 오늘은 다음과 같은 것을 하였다. 19:00-21:00 몸의 분리 21:00-21:30 공간 21:30-22:00 애벌레 기기 수업 도중 고재경씨가 이렇게 말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마임을 묘사라고 해요. 저는 그 말을 부정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마임은 묘사 이전의 것이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1. 몸의 분리 임의의 공간에 점이 있다. 그 점들을 연결시키면 몸이 된다. 우리는 우리의 몸에 다음과 같은 점을 찍어 보았다. 손끝 - 손가락이 시작되는 관절 - 손목 - 팔꿈치 - 어깨 입 - 코 - 눈썹 얼굴(코) - 머리 - 목 어깨 - 가슴 - 윗배 - ..
2010.02.12 -
[리뷰] <호야> ‘연극’을 보여드립니다.
‘연극’을 보여드립니다. 1) ‘호야’는 연극이다. 극장 무대 위에 사각형의 작은 무대가 있다. 이 작은 무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배우들은 연기를 한다. 연기를 하지 않는 배우들은 작은 무대 바깥에 앉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다. 앉아 있는 동안에는 부엉이 우는 소리, 새벽닭이 우는 소리, 참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등을 내면서 음향 효과에 일조를 한다. 앉아 있는 배우들의 뒤에는 악사들이 있다. 악사들은 배경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천둥소리를 내는 기구를 흔들기도 하고, 궁녀가 되어 왕의 칼에 죽기도 한다. ‘호야’는 연기를 하는 배우와 연기를 하지 않는 배우를 함께 보여준다. 큰 무대 안에 가상의 작은 무대를 설정하고, 그 작은 무대를 중심으로 등장과 퇴장을 보여준다. 퇴장한 배우 뒤로 ..
2010.02.10 -
[리뷰] 서러운 어른, 서른. 부르면 짜증나는 이름, 엄마
서른, 엄마. 새로운 도전의 시기 서른, 그리고 부르면 눈물 나는 이름 엄마.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실상은 이렇습니다. 서러운 어른, 서른. 부르면 짜증나는 이름, 엄마. 작품은 말 그대로 이제 갓 서른을 먹은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서러운 어른의 눈물겨운 인간극장이지요. 아니, 인형극장이라고 해야 할까요. 1시간 반 동안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로 오는 지하철 2호선은 멍하니 앉아 있기 딱 좋은 교통수단이지요. 작가는 2호선 기차의 여정 속에 담긴 역 이름의 사연을 발견해내었습니다. 제일 먼저 배우들이 탑승한 역은 ‘아현’ 역입니다. 알고 보니 ‘아이 고개’ 라는 의미가 있네요. 아현동 하면, 웨딩드레스 샵이 펼쳐진 고개가 떠오릅니다. 쇼윈도를 통해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뽐내던 화려한 거리. 그 곳..
2010.02.08 -
[고재경 MIME WORKSHOP]-1. 고재경은 진짜 말이 많았다.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첫 번째 기록 글| 강말금 *들어가는 말 나는 이틀 전에 고재경의 마임워크샵 첫 수업을 들었다. 마임을 만나러 갔지만, 고재경을 만나고 왔다. 하긴 이 세상에는 마임이란 것은 없다. 고재경이 있다. 고재경은 철학자이자 과학자이다. 그는 인식, 원리, 생성, 존재, 운동에너지, 정지에너지, 작용점 등의 표현을 쓴다. 그는 23년간 마임을 했다고 한다. 그는 단어를 창안한다. 그가 창안한 단어들에는 그가 평생 읽은 책들과 만난 사람들이 종합되어 있는 듯하다. 수업 첫 날, 그는 그 단어들을 우리에게 뿌렸다. 열아홉 번 동안 오해와 이해를 되풀이하게 될 단어들이다. 그것들을 완전히 소화하면, 얼마든지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좋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그의 언어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0.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