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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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늘을 기억하는 연극
오늘을 기억하는 연극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1. 이 연극이 불편한 두 가지 드림플레이의 연극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제목에서 보듯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제목이 질문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에 관객은 자연스럽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를 염두에 두고 연극을 보게 된다. 이것은 연극을 보는 데 있어서 몰입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연극을 편안하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불편 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이 연극은 90년대 같은 대학교를 다니고 운동권이라는 같은 경험을 나눈 91학번들이 30대가 되어 다시 만나 나누는 후일담이다. 그래서 그들이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사람들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90학번이고 PD계열의 풍물패에 있었던..
2009.06.29 -
First essay in 서교예술실험센터
First essay in 서교예술실험센터 -서교예술실험센터의 개관에 즈음한 쓴소리와 단소리 | 유용석(연출가, 예술창작집단 디렉팅스튜디오 대표)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9-8 서교예술실험센터 2층 디렉팅스튜디오 작업실.’ 필자의 현 주소이다. 필자의 작업실을 잠시 소개해보자면 바닥에는 노란 장판을 깔았으며, 현관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둘러싼 3면의 벽은 ‘베스트셀러’라는 폐간된 문학잡지로 도배를 했고, 그 중 가운데 벽을 이용해서 희곡, 시나리오, 예술총서, 문학도서, 인문, 사회과학 도서 등으로 이루어진 작은 서재를 꾸며놓았다. 유리로 된 나머지 벽은 여러 가지 계획들을 기록해놓는 등의 ‘칠판’으로 사용하고 있다. 책들을 제외한 살림살이들을 얘기해보자면 ‘대안공간 길’에서 얻어온 오래된 프로젝션T..
2009.06.24 -
[리뷰] 몸 쓰는 맛이 살아있는 무대를 위하여
몸 쓰는 맛이 살아있는 무대를 위하여 제4회 피지컬씨어터 페스티벌 보이첵 그리고... & 의자들 몸이란 소통의 매체인가, 혹은 그 자체로 실존하는 기반인가. 아마 그 어느 쪽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답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후자가 전자에 선행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즉, 보다 근본적인 것이며 평소에 의식하기 힘들지만 언제나 전제되어 있는 조건인 것이다. 연출가 유제니오 바르바는 이를 ‘선(先)표현적’인 층위라고 했다. 피지컬씨어터 페스티벌이 전자, 즉 표현적 층위에서 마임, 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지만, 이 행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후자의 층위가 아닐까. 선표현적 층위는 심지어 어떤 메소드가 덧씌워지더라도 그것을 초월하여 무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물..
2009.06.15 -
[리뷰] 가능공간 스페이스 캔 옥상에서의 낭독 공연
스페이스 캔의 '가능'으로서의 공간 가능공간 스페이스 캔은 성북동에 자리하고 있다. 대학로 다음인 한성대입구역에서 내리되 약도가 없으면 찾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막상 도착했을 때 눈에 띈 건물이 크고 특이했다. 막연히 성북동 비둘기란 시를 떠올리고, 대학로에서 그럭저럭 걸어갈 만한 지점이란 사실, 그리고 소시민들의 평범한 동네에서 꽤나 큰 저택들이 군데군데 있는 몇 가지 이미지들이 상충되며 머릿속에서는 스페이스 캔의 지정학적 위치를 나름대로 그려 내고 있었다. 오다가 몇몇 사람들에게 미술관의 위치를 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고, 얼마 앞둔 위치에서야 누군가에게서 아 그게 미술관인 거 같은데 하는 말을 듣고 찾아갈 수 있었다. 그 사람도 뒤늦게야 스페이스 캔이 미술관일 수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이다. 미술계..
2009.06.10 -
[연재] 목요일오후한시 즉흥연극 일기 ⑧ 마지막회_ 많이 웃고 더러 정색하고
0530 사진 은옥 2009년 5월 31일 일요일 맑음 : 스페이스 빔 테라스는 바람 쐬기에 정말 좋다. 12:00~12:40 인천문화재단 연습실 몸풀기 12:40~1:00 소리통로 풀기 1:00~1:45 즉흥훈련 2:00~3:00 이동 및 식사 3:00~3:30 의상체크, 꽃단장 or 스페이스 빔 1층 연습 3:30~4:00 무대와 객석 세팅 4:00~5:10 리허설 5:10~5:30 개인시간 5:30~5:40 무대 최종 확인 및 소리난장 5:40 공연장 open, house music, 유리창 안내 6:00 공연시작 그동안 공연 당일에 목요일오후한시는 위와 같은 스케쥴을 기준으로 움직였다. 관객들로부터 어떻게 연습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했는데, 초단순 대답이 될 수도 있겠다. 물론 저 사이사이와 ..
2009.06.09 -
[리뷰] 소통과 윤리를 전제하는 공연, 서커스 몬트리올(Circus Montreal)의 “아브라 서커스(Circo Abra)”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소통과 윤리를 전제하는 공연, ‘아브라’의 모두가 함께 서커스 서커스 몬트리올(Circus Montreal)의 “아브라 서커스(Circo Abra)”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대부분의 극들에서 무대와 관객 사이에 있는 가상의 ‘제4의 벽’은 애초에 상정되지 않았다. ‘배우는 우리에게 직접 말한다. 우리의 얼굴과 그의 얼굴이 마주한다.’ ‘나는 그 원 둘레에서 역시 사정권 안에 있다.’ ‘이제 우리는 윤리적인 마주치거나 공동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된다’’ 물론 그 잠깐의 환영 같은 실재를 자유롭게 벗어나는 건, 곧 다른 공연으로 옮기거나 하는 선택은 자유에 따른다. 특히 단체가 아닌 일인으로 공연을 하는 사람은 타인의 손길이 더더욱 필요해진다. 그것이 공연 안에서는 동료가 아닌 마주하는 누군가..
2009.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