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22. 04:46ㆍReview
상실의 비애 속에서
<연꽃정원>
제작_프로젝트 스토리 포레스트
글_권혜린
지금, 여기의 번안극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번안하고 각색한 <연꽃정원>은 개발의 논리가 침투하는 상황에서 그 변화를 인정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무르고자 하는 이들의 비애를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원래 있던 자리를 떠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삶에 대한 약간의 희망과 긍정적인 암시를 주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신애와 훈에게는 너무나 뒤늦은 통과의례일 수 있지만 후속 세대인 영주와 자효에게 연꽃정원의 상실은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 연꽃정원에서 온갖 살림을 도맡았던 별에게도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체적인 선택이 아닌, 외부의 압력 때문에 떠나는 자에 대한 비애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농노해방 이후 19세기 러시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번안극을 잘 보여준다. 전체적인 줄거리나 흐름은 원작과 비슷하지만 원작에서 귀족이 몰락하고 자본주의를 대변하는 상인이 부각되는 것과 반대로 이 작품에서는 신분 제도보다는 ‘개발’이라는 변화 앞에 선 이들의 모습을 집중해서 드러낸다. 또한 벚꽃동산이 연꽃정원이 되는 과정에서 문화재로 지정될 만하고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는 설정을 첨가하여 전통과 환경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세부적으로는 주변 인물들을 통해 남녀의 모습이 전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원작에서는 남자가 떠나는 것을 수동적으로 보기만 했던 하녀가 <연꽃정원>에서는 농장 일을 버리고 연꽃정원의 공사를 담당하는 역할로 변신하는 것이다. 상연 시간이 다소 길었지만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지루하지 않은 관극을 하게 해주었다.
현실의 게임, 게임의 현실
무대의 한쪽 구석에는 텐트와 장난감이 놓여 있고 반대편에는 나무 탁자가 있다.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옛날 그대로 보존된 모습은 향수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고여 있는 폐쇄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변화가 없는 방처럼 어린 시절에 머무르고 있는 신애는 5년 만에 한껏 치장한 모습으로 귀환한다. 화려한 모습과 달리 신애가 처한 상황은 암울하다. 신애가 실질적인 경영주이지만 무능력하여 넓은 연꽃정원을 지닌 농장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신애는 꿈을 꾸는 듯한 목소리로 자신이 이곳에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현실감각이 없는 신애는 과거 속에 살고 있으며, 막연하게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면서 기적을 바라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신애의 딸 영주는 “엄마는 우리가 아직도 부자인 줄 안다”면서 이를 불치병이라고까지 말한다. 입양한 딸 별이는 신애와는 반대로 수수한 차림을 한 채 궂은일을 하고 있다. 훈은 유찰을 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로 조사하면서 연꽃정원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루마블을 장난감이 있는 방에서 할 때, 그 게임은 단순히 추억의 의미만 가진 것이 아니다. 각색하는 과정에서 게임의 상징성이 추가되는데 건물을 사고파는 게임이라는 것에서 자본의 논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극중 인물들은 게임에서 이기려면 땅을 사고 돈을 벌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게임에서처럼 현실에서도 돈을 중요시하며 돈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 등산복을 입고 나타난 시 해설사 목화는 보이는 사람들마다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만식은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연꽃정원을 메우고 빌딩, 즉 연꽃 타워를 지어야 한다면서 신애와 훈을 설득하려고 한다.
부동산 업자인 만식은 신애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만식은 “그린벨트도 돈으로 옮기는 시대”라고 하면서 신애와 훈을 끈질기게 회유한다. 연꽃정원을 보존하고 싶어 하는 쪽과 개발하고 싶어 하는 쪽은 추구하는 가치관 자체가 다르기에 쉽게 합의를 볼 수 없다. 개발하는 것은 쉽지만 보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만식은 신애가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여긴다. 그러니 연꽃정원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팔고 싶어 하는 신애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의 흐름은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이다. 신애와 훈은 그린벨트로 지정된 연꽃정원이 유적지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만식이 보기에 연잎 밥이나 연꽃 막걸리 등의 수익도 제대로 나지 않는 연꽃정원은 무용할 뿐이다. 블루마블 게임에서 돈이 없으면 건물을 팔아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파산하는 것처럼 신애 역시 빚 때문에 연꽃정원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게임에서 건물을 팔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현실에서도 신애가 연꽃정원을 팔지 않겠다고 버틴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없다. 새로운 변화 앞에서 대처할 태도만 남았을 뿐이다.
변화 앞에서
신애는 초반부터 진실을 대면하지 않고 회피한다. 웃는 얼굴로 자기 자신조차 속이며 포장했을 때 마음이 편해질 것 같고,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며 주문을 걸면 문제가 잘 풀릴 것 같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경매 날과 겹친 훈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신애 일행은 파티 준비를 하고, 노래방 기계까지 설치하지만 노래방 마이크는 즐겁게 노래를 부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갈등 상황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경매 결과를 기다리면서 불안해진 신애는 자효와 마주하면서 막말까지 한다. 만년 대학생인 자효는 변화가 없는 사람 같지만 변혁적인 사고를 통해 낡은 사고방식을 깨뜨리고자 하는 인물이다. 만식이 자본과 관련하여 가장 적극적이라면, 자효는 사상과 관련하여 가장 적극적인 인물로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자효에게 함부로 말하면서 신애가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은 불안한 심리를 표출하고 있을 때도 주위 사람들은 신애를 가만두지 않는다. 술에 취한 목화는 신애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석주는 자신을 외국에 데려가 달라고 조른다. 신애가 더 이상 못 견딜 것 같아서 괴로워할 때 최후통첩처럼 경매 결과가 나온다.
경매 결과는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변화에 해당한다. 연꽃정원 경매에서 만식이 낙찰을 받은 것이다. 어렸을 때 신애가 건넨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고 있던 만식은 이제 연꽃정원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그는 현실적인 변화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는 인물로서 연꽃을 다 뽑고 타워를 세운다고 하면서 드디어 가난한 농부의 삶에서 탈출해 성공했다고 좋아한다. 그러나 그를 악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개발 논리로 무장한 채 나아가는 과정에서 연꽃정원을 파괴하기는 하지만, 인간적인 면모는 어느 정도 남아 있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주었던 신애를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지만 동정심이 상황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만식이 별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처럼 흘러가는 감정들은 상황 앞에서 무력하다. 만식과 별은 서로의 마음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어긋나 버린다. 영주가 “순수한 마음”이라고 일컬었던 신애의 생각도, 연꽃정원이 있는 집에서 보냈던 날들도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상황 앞에서 과거에 묻어두어야 하는 것이다.
떠나는 것과 남은 것
변화를 주도하거나, 변화에 휩쓸리거나, 변화를 기회로 삼는 인물들은 각자 자신의 길을 간다. 변화는 이미 예정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피곤하다’는 말이다. 시골에서의 권태와 피로는 시골을 ‘벗어나고 싶은 곳’으로 여기게 만든다. 다 같이 복권을 긁는 장면은 이들의 지향점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미 바깥을 경험했던 석주에게 이곳은 견디기 힘든 곳일 뿐이며 서울로 떠나면서 같은 지옥이라면 “좀 더 좋은 지옥”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한다. 석주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꿈꾸었던 복남은 석주에게서 ‘분수에 맞게 살라’는 말을 들으며 눈물로 석주를 떠나보내야 했다. 석주에게 사랑을 빼앗긴 두나는 농장 일을 미련 없이 그만두고 농장을 부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자효에게 감응된 영주는 밝고 자유로운 성격답게 연꽃정원을 아쉬워하기보다는 신애와 함께 새로운 삶을 꿈꾸고자 한다. 신애는 너무나 어른스러웠던 별에게 그동안 고생했고, 앞으로는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면서 위로한다. 신애는 비로소 이 모든 것이 다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고 이야기한다. 목화는 남아 있지만 우연히 골동품을 발견하여 빚을 청산하게 된다. 멈춰 있는 것 같은 인물들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신애가 변화 앞에서 망설이다 휩쓸린 이유는 마지막까지 붙잡고자 하는 과거가 연꽃정원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잃은 아들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신애는 죽은 아들인 영호를 부르면서 울지만 결국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집에 마지막 인사를 한다. 변화를 주도했던 만식은 “흙탕물은 어떻게 해도 흙탕물”이기 때문에 부동산을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흙탕물 같은 농부의 삶에서 벗어나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게 되었지만 아름다운 삶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자효는 만식에게 무분별한 개발의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만식의 생각은 확고하다. 신애 일행이 떠나는 날에도 연꽃정원을 없애는 공사가 진행되는데 모두 만식이 백화점에서 비싸게 사 온 샴페인을 가짜라고, 맛없다고 이야기한다. 진짜 샴페인을 내밀어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개발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쳤지만 실상은 허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애와 훈은 대신 연잎 차를 마신다. 비록 연꽃정원에서의 삶은 끝났지만 나란히 연잎 차를 마시는 장면은 연꽃정원을 떠나는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렇게 모두가 떠난 뒤 목마만 덩그러니 남고 극이 끝날 것 같은 분위기가 된다. 그러나 아직 남은 이야기가 있다. 원작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인물들의 대화에서만 등장하며, 병원에 있다고 해서 모두를 걱정시켰던 ‘멜빵 할아버지’는 맨 마지막에 모두 떠난 연꽃정원에 모습을 드러내 긴 독백을 한다. 그는 아직까지 훈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면서 따를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다. 동시에 최종적으로 남은 연꽃정원의 산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게 쓸쓸하게 남은 마지막 증인 앞에서 때늦은 연꽃이 핀다. 연꽃을 다시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멜빵 할아버지는 흙탕물 속에서 고운 꽃이 나오는 것이 기적이며, 아직 이렇게 살아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잘 살걸 그랬다면서 아쉽다고 잠꼬대처럼 중얼거린다. 연꽃은 물론 아름답겠지만 신애마저 연꽃정원의 상실을 받아들이고 마음이 편해졌다면서 떠난 상황에서, 곧 뽑히게 될 연꽃들을 보며 감탄하고 인생무상을 이야기하는 긴 대사는 그대로 연꽃정원의 현재를 보여준다. 계속되는 공사 소리는 연꽃정원의 다가올 미래일 것이다. 무대에 고여 있는 상실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동안 그 상실이 비단 연꽃정원만의 경우는 아닐 듯 하다는 생각에 극이 끝난 뒤에도 비애의 감정이 오롯이 남았다.
*사진제공_프로젝트 스토리 포레스트
필자_권혜린 소개_작은 매처럼 책과 책 사이를 날아다니고 싶은 ‘골방 탐험가’입니다. http://blog.naver.com/grayhouse31 |
연극 <연꽃정원> 원작_ 안톤 체홉 번안,연출_ 김연민 출연_ 도창선, 신문성, 이승비, 김주후, 김수안, 박선민, 김은주, 김형미, 윤소희, 이상혁, 김세환 무대디자인_ 유주영 조명디자인_ 성미림 분장디자인_ 김근영 무대감독_ 조민지 우리 마을은 어떤 이야기를 남길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안톤 체홉의 <벚꽃 동산>을 한국의 그린벨트가 풀린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재창작한 작품입니다. 그린벨트와 문화재 지정을 소재로 지역개발을 둘러싼 한 가족과 그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추억이 가득한 터전을 이득을 위해 반으로 잘라낼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이런 물음에 대한 고민입니다. 1. 개발과 보존 : 변화에 못 이겨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사람이 사라져 버린 시골. 시골에 남은 사람들은 그린벨트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부동산 업자들 아니면 자신의 터전을 소중히 여겨 지켜내려는 사람들뿐입니다. 문화재 지정 반대를 위해 철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개발과 보존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결국 변화에 못 이겨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 왜, 연꽃정원 인가 정신없이 살다 보면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인지도 모르게 지나치는 순간이 많습니다. 제가 살았던 마을이 그랬고, 또 누군가의 마을도 재개발로 예전의 모습을 잃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기억마저 점점 흐릿해져 갑니다. 너무나 아쉬운 순간들이기에 연극에서 그들을 불러오길 원합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예전에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정원이 딸린 한옥이자 누군가의 연꽃밭이었을 것입니다. 근대화와 산업화로 인한 숱한 재개발, 수명이 다한 집과 새롭게 태어나는 집들, 사람의 인생이 꼭 지역의 변화와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체홉의 벚꽃동산을 <연꽃정원>으로 가져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연꽃 정원은 도시화로 인해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 마을일지도 모릅니다. 그곳에서의 추억을 다시 한번 기억해보고자 했습니다. 3. 체홉 : 인생의 코미디 시대는 바뀌고 그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모습 둘 다 현재 현대인들의 모습입니다. 원작과 닮아있는 현대인의 모습에 더욱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게 배경을 옮겨왔습니다. 여기서 각색의 키포인트는 원작의 의도대로 ‘(인생의) 코미디’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인생과 너무 닮아있기에 웃을 수밖에 없고, 답답해 할 수밖에, 그리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 이야기의 장르는 넓은 의미의 코미디입니다. 작가의 의도대로 ‘인생의 적나라한 모습의 코미디’를 부각하려 합니다. 100년 전 체홉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 주위의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시놉시스 조선 시대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연꽃정원으로 유명한 집. 연꽃이 피는 시기에 축제를 열어 사람들에게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연꽃정원의 문화재 등록을 앞둔 어느 날, 신애는 빚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간 사실을 알게 된다. 부동산 업자 만식은 미래의 비전을 이야기하며, 빚을 갚기 위해선 문화재보다는 임대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신애는 연꽃정원을 임대할 생각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서 괴로워만 하고 있다. 연꽃정원을 두고 가족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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