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2007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 진시우
  • 조회수 1170 / 2007.07.25




  작가들이 입주 해 있는 석수시장 점포의 번지수(작가들의 명함)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기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주최하는 기관이 정한 방식에 의해 선정한 특정 아티스트에게 주거하면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레지던시 기관에 따라 그 성격과 지원방식이 다르며 100년 이상 동안 지속되어온 레지던시부터 최근 신설된 기관들까지 매우 다양하게 전 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2007년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제작가포럼(AFI)의 주관하고 안양지역에 위치한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의 기획으로 진행되는 스톤앤워터의 첫 번째 공식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스톤앤워터는 이번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디렉터로 권자연 작가를 섭외하고 공모를 통하여 한국(권승찬_광주, 김선애_안양, 이재헌_대구, 조은지_고양, 진시우_서울, 채진숙_인천), 미국(Tamara Gubernat_뉴욕), 뉴질랜드(Nicholas Spratt & Lauren Winstone_오크랜드), 독일(Patrik Jambon_베를린), 베트남(Truong Thien-Hu(후에) - 총 5개국에서 9명의 개별 작가와 그룹1팀을 선발하여 작가군을 구성하였다.

 

석수시장 이외에도 현재까지 필자는 몇 가지 형태의 크고 작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경험하였다. 그 중 하나는 2002년 일본 오이타현의 나카쯔에란 작은 마을에서 15일 동안 거주하면서 작업을 하고 결과물을 전시하는 아트캠프란 타이틀로 그 형식은 레지던시와 매우 흡사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은 연례적이지 않고 공식적인 공모와 선발방식이 아닌 개별적인 네트워크로 인하여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점을 제외하고는 지원이나 레지던시 기간 중 진행되는 워크숍과 같은 프로그램이 상당히 잘 짜인, 다른 큰 규모의 레지던시에 뒤지지 않는 프로그램이었다. 또한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작가와 타 지역의 참여작가, 큐레이터, 서포터즈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던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된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스톤앤워터에서도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 많은 작가들이 참가 이후 더욱 폭 넓은 네트워크를 토대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2004년부터 서울의 가(Ga)갤러리와 맺은 인연에서 시작된 레지던시이다. 2004년 후반부터 필자는 가 갤러리의 한 공간을 스튜디오로 지원받아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이 4년차로 접어들었고 그것이 레지던시라고 하기에는 특별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예도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기관의 성격과 규모에 맞는 적절한 운영방식을 찾았다고 여겨진다. 현재 가 갤러리에서는 대만출신의 Wei-Hui Hsu란 설치작가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레지던시와 전시를 병행하고 있다. 이 전시는 2007년 7월 26일까지 관람 가능하다.

 

 

  석수시장 국제 작가 레지던시 워크샵

 

마지막으로 2005년 동경에 있는 Higure 갤러리에서 보냈던 2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레지던시 역시 전시를 위해 갤러리에 거주하면서 작업하고 워크숍을 진행하는 방식의 비공식 레지던스였다. Higure 갤러리는 주거지역 한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조건은 지역 주민들, 즉 일반 관객들의 접근성에서는 유리할 수는 있으나 그들을 갤러리 내부로 불러들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갤러리 밀집 지역에 위치하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배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지리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Higure갤러리는 작가 워크숍이나 오픈 스튜디오 그리고 이어지는 전시까지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신기할 정도로 활발했다. 이것은 Higure갤러리와 지역주민들과의 네트워킹이 얼마나 긴밀한가를 보여주는 상황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네트워킹은 사실 단 시간에 만들어진 것이 결코 아닐 것이다. 그 노하우를 알아내기에는 2주라는 시간이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으나 분명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갤러리와 지역 주민이라는 관계, 그리고 예술이라는 명분하에 진행된 일들로부터 생산된 네트워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낸 일종의 휴머니티(휴먼+커뮤니티)로 기억된다. 이러한 사례는 7년이란 시간 동안 스톤앤워터가 보여준 일들과 박찬응 관장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부분들과 꽤 많이 닮아 있다. 나아가서 이것은 스톤앤워터만의 지향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부단하게 노력하는 예술단체들의 문제일 것이며 크게는 예술이 안고 가는 본질적 물음일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해 강한 욕구를 가지고 공모에 지원을 했었거나 지원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레지던시 목록을 찾아내고 그 중에 자신과 맞는 프로그램을 골라 그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공모형식에 맞추어 서류를 만들어 제 시간에 지원하는 일조차 꽤 까다로운 일일 것이다. 또, 서서히 레지던시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줄을 서서 받는 특혜가 아니기에 경쟁은 치열 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레지던시를 소개하는 책자가 출간되고 인터넷이라는 것이 레지던시 공모 지원에 편리를 가져온 반면 경쟁률을 높이는 것도 사실이라 하겠다. 이러한 환경에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원하는 작가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거기에는 답이 없다. 이유는 전 세계의 퍼져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들 마다 제 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레지던시를 경험한 선배 작가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작가 스스로가 자신의 꾸준한 작품 창작활동과 함께 그것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향상 시키고 장기적인 계획 하에 철저한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다시 말 하자면 얄밉게도 모든 것이 자신의 노력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끝으로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비전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는 금년 레지던시 프로그램 이전에도 꾸준하게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비록 참여작가에게 풍족한 어떤 것(?)을 제공할 여력이 없어도 스톤앤워터의 고유한 성격으로 짜인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것에 비하면 2007년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통해 사라져가고 있는 재래시장과 지역 경제공동체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며,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미시 공동체의 자생성, 공동체성을 재생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마을 만들기와 경제 공동체 운동을 촉발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또, 지역을 기반으로 하거나 문화와 동시대 미술의 매개 및 새로운 형태의 실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작가와 외국 작가들이 3개월 동안 석수시장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안양, 특히 석수시장이라는 곳을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들을 접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며 또한 그들의 공동체적 입주 형태가 지역에 어떠한 형태의 공공미술로 존재/진행될 수 있는가와 그 동안 안양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 및 스톤앤워터의 활동을 비평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봄으로써 앞으로 생겨날 안양지역과 스톤앤워터의 다양한 미술, 교육, 문화 활동의 파생력과 가능성을 짚어보고 논의 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라고 기획 취지를 밝히고 있다.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참여 작가

 

이렇게 야심 찬 목적과 기획 때문인지 2007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재정 상태나 참여 작가의 수 그리고 운영방식 등이 이전의 프로그램보다 현저하게 큰 규모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처음으로 실행되는 이번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한 필자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허전한 점이 있다. 물론 아직 가시적인 조건만으로는 이번 프로그램이 향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지속될지 아니면 단발성의 행사로 끝날 것인지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다. 다만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몇 차례의 워크숍과 개인 작업시간을 통해 경험한 것으로 생각해 본다면 좀 더 주체와 객체를 명확하게 하고 충분한 준비와 리서치를 바탕으로 석수시장 레지던시만의 고유한 성격을 부각시켰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본 프로그램이 내실보다는 형식에 치우친, 스톤앤워터의 첫 번째 공식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란 타이틀에서 기인한 부작용이 아닐까? 그러나 이 부작용이란 것은 피할 수 없는 과도기의 한 양상일지도 모르겠다. 본 프로그램이 연례적인 프로그램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라면 본 프로그램의 운영진은 스톤앤워터만이 간직하고 있는 장점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작가들 역시 그 장점들을 찾아 몸소 느끼고 그것에 반하여 공적이든 사적이든 스톤앤워터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재도전할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본 프로그램은 2007년 6월 10일~8월 31일까지이며, 8월 17일-19일 (1차 오픈스튜디오) / 8월 24일, 26일 (2차 오픈 스튜디오) 일정으로 스톤앤워터 전시 공간 및 석수시장 내 스튜디오 공간에서 결과물이 발표될 예정이다. ■

 

 

++ 지난 13일 워크샵 마지막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스톤앤워터를 오랜만에 찾았다. 번지수를 찾아 각 입주 작가들의 작업공간을(석수시장에 빈 점포들을 임대해서 쓰고 있다) 돌아 보면서 그 어떤 레지던시 공간 보다 소박하고 일상과 하나가 되어있는 작업장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작가들은 이제 그동안의 자료수집과 활동들을 한 달여간 정리하고 완성지을 것이다. 8월 말 꼭 석수시장에 가 보길 권한다. (홍대에서 전철로 30분 + 10분)

 

-편집위원  박혜강-

 



보충설명

참고 싸이트

Higure Gallery : http://www.higure1715cas.bufsiz.jp
가(Ga) 갤러리 : http://www.gagallery.co.kr
스톤앤워터 : http://www.stonenwater.org

필자소개

필자 진시우는 혼합매체를 다루는 설치 작가 입니다. 현재 2007 석수시장 국제 레지던시에 참여중입니다.
E.mail : shiujin@ hotmail.com
홈페이지 : www.jinshi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