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밥 2월 레터] 아시아-오프-병맛-잉여 페스티벌

2014. 2. 13. 15:44Letter


아오!병잉
아시아-오프-병맛-잉여





내일부터 3일 동안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서 작은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아시아-오프-병맛-잉여의 줄임말인 ‘아오병잉’ 페스티벌입니다. 이름이 이상하지요? 사실 저도 이 말들 중 ‘병맛’과 ‘잉여’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잉여이긴 하나 저보다 더 어린 친구들이 사용하는 말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젊은 세대를 위로하는 멘토들의 책들이 한창 쏟아져 나오고 나서, 작년부터 젊은 세대가 동세대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잉여사회" 등과 같은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계발 담론에 휩쓸려 더 피곤해진 청춘들이 이제는 ‘나’만이 아닌 ‘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말에는 큰 시위가 있었고, 모두의 안부를 묻는 대자보가 곳곳에 붙기도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젊은이들의 참여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뭔가 생산적인 것들이 벌어지겠다, 라는 희망을 품어봄직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 사이로 이상한 ‘우리’가 감지되기도 합니다. 그 희한한 몸짓이 점점 더 잘 드러나 보입니다. 이들을 ‘덕후’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너무 집단적입니다. 이들 중에서도 ‘이 시대에 무용한 예술’을 하자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상한 애들이라고 쉽게 말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예전부터 도처에 있었습니다. 디시인사이드에, 비메오에, 더러는 유투브에도, 오프라인으로는 홍대에도 있습니다. 기존의 잣대로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새로운 감각이 생겨난 것입니다.





아오병잉 페스티벌이 대학로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틈새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대학로가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젊은 세대와도 동시대적인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면 지금 보다 더 매력적이지 않겠습니까? 축제를 만들어주신 대학로와 홍대의 젊은 기획자님들! 작품과 시간을 내어주신 아티스트님들! 고맙습니다!!


2014년 2월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위원

전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