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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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말하다] 서울변방연극제 공식초청작「모-래」후기
▲ 공연의 실질적인 주연 역할을 한 내성천의 모래들 (출처:리슨투더시티 페이스북페이지) ‘모-래’는 뭐래? - 제14회 서울변방연극제 공식 초청장 「모-래」 후기 글_김종우 후기는 후일담이다. 후일담은 추억담이고, 추억은 늘 그렇듯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다. 창작자는 작품으로 말해야 하는데, 후일담을 통해 작품을 포장하고 그 포장을 그럴듯하게 내세운다는 것은 속된 말로 뭔가 찌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이 ‘모-래’라는 공연처럼 관객이 100명도 들지 않은 하루짜리 공연에서는 더더욱. 나는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 실린 ‘모-래’ 공연의 리뷰를 읽었다. 이 리뷰의 작성자인 ‘김민관’씨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리뷰를 굉장히 자세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실제 공연보다 훨씬 더 멋드러지..
2012.07.20 -
[축제를 말하다] 축제와 나
축제와 나 글_이경성 축제와 나 1 나는 부모님의 유학으로 스위스의 바젤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작지만 오랜 역사, 그리고 학문과 예술의 도시였던 바젤에서 나에게 가장 신나는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매해 2월 경 사순절과 함께 시작되었던 ‘파스나흐트’라는 축제였다. 파스나흐트는 일종의 봄맞이 축제였는데 월요일 새벽부터 수요일 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었다. 이 기간에는 형용색색, 다양한 모습으로 분장을 한 행렬대가 악기를 연주하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도시 전체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은색 드럼과 플룻처럼 생긴 피리, 신화나 중세시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인물들의 탈을 쓴 이들이 거리를 거닐며 신명나는 연주를 계속했다. 아이들은 이 행렬을 곧장 쫒아 다녔다. 왜냐하면 중간 중간에 맛나..
2012.07.19 -
[리뷰] 인디포럼에서 만난 세편의 영화들
[인디포럼 2012] 지겨운 청춘을 살아가는, 우리 존재 글_유햅쌀 그놈, 저놈, 아니 이놈, 아무튼 망할 놈의 청춘. 지겨운 청춘. 언제부터였나. 고루한 청춘이야기가 어떤 경향으로 자리한 지 오래. 그러니까 10대 후반 고등학교를 졸업해 대학에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기까지, 혹은 대학이라는 과정 없이 바로 사회인이 되기까지-이 과정은 물론 잘 다뤄지지도 않거니와 청춘이라는 규정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그 또래를 청춘으로 묶는다면, 그 이야기는 넘쳐흘러. 아. 궁핍한 우리 존재여. 우리 존재가 살아가는 무기력한 일상을 곳곳에서 마주하는 것. 지긋지긋하지 않나. 청춘이라 퉁쳐 부를 수 없는 우리 존재의 다양성이 무시된 채. “왜?”라는 질문은 거세당한 채로. 이 시점에서 인디포럼에서 상영된 세 영화 , , ...
2012.07.11 -
[프리뷰] 축제 밖 축제, 프리뷰 안 프리뷰
[프리뷰 인 프리뷰] 축제 밖 축제, 프리뷰 속 프리뷰 글_정진삼 ▲2012년 제 14회 변방 연극제 포스터 (7.4 ~ 7.20) 인디언밥의 여름특집입니다. 주제는 ‘축제’ 입니다. 지난 계절에도 다루었건만 또다시 7월과 8월에 벌어지는 공연예술축제에 더-더욱 주목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지금, 여기의 독립예술이 ‘여름’ 이라는 축제 시즌에만 한시적이고 특별한 형태로 세상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기에 인디씬의 여름은 어느 때보다도 보고 들어야 할 게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겨우내 기획하고 봄에 준비하여 여름에 선보이는 행사들은 그 이름에서부터 정체성이 돋보입니다. 변방, 젊은, 어린이, 국악, 텃밭, 마을, 락, 클래식 그리고 자유. 이들 여름 축제들은 여러 아티스트들과 규합하고 ..
2012.07.08 -
[리뷰] 영화 <두 개의 문> - 무간지옥에 핀 희망의 꽃
무간지옥에 핀 희망의 꽃 영화 리뷰 글_멘붕어 이 화제다. 소수의 상영관으로 시작해서, 전상영 매진과 입소문을 타고 조금씩 상영관을 늘려가는 추세가 예전 때를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포털의 영화데이타베이스에 등재된 이 영화의 평점은 7월 7일 현재 4점 초반대다. 좋은 영화라고 입소문 난 영화들 중 이런 경우는 여지껏 한 번도 없었다. 업계에 암묵적으로 알려진 대로 ‘타 영화사 알바’가 개입했을까? 그러나 별달리 이해관계도 걸려있지 않을 독립 다큐멘터리영화에 왜? 평점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뒤쪽으로 넘기기로 한다. 용산. 이제는 단순히 서울 특별시에 소속된 25개 구(區) 중 하나가 아닌, 고유명사가 된 그 이름. 2009년 용산참사 이후로 용산은 마치 80년 광주가 그랬듯, 어떤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역..
2012.07.08 -
[인디언밥 7월 레터] 축제 1
축제 1 - 축제의 축제성 러시아의 문학이론가 바흐친에 따르면, 중세나 르네상스의 카니발은 엄숙한 지배 문화를 유쾌하게 희화화하여 전복적인 파괴 및 창조적인 생성 양자를 풍성하게 발생시켰던 민중들의 축제였습니다. 애초에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제 역시, 풍요로운 수확을 기리며 자유와 도취에 열광하던 농부들의 축제였고요. 생명력, 피, 포도주, 정액 등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는 누구보다 그들 민중에, 땅에 가까운 신이었습니다. 에우리피데스의 에서 여인들은 산 제물을 갈기갈기 잘라 날로 먹는 행위를 통해 신과의 합일을 꾀하고 오랜 억압과 금기로부터 해방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비극의 원형인 디티람보스는 희생 제물을 바치는 순간, 집단적인 엑스터시를 강화하기 위해 추는 윤무였고요. 헌데 그랬던 축제는 기..
201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