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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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단 초인 「특급호텔」 - '개인으로서 말하기' 힘을 가지다
라본느 뮐러 작, 박정의 연출 극단 초인「특급호텔」 - ‘개인으로서 말하기’ 힘을 가지다 글_ 김해진 1. 배우들은 발바닥을 세게 내리치며 기차가 달리는 소리를 낸다. 언덕 아랫길의 위안부도 윗길의 일본군도 몸을 크게 흔들며 제자리에서 내달린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였을 이들이 섬처럼 기능하는 무대 구조물에 갇혀있다. 시간도 아픔도 풀려나지 못하고 함께 갇혔다. 동시에 관객들도 계속되는 과거에,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 도착한다. 이들이 연극 속에서 그 시간을 다시 사는 건 시 같은 독백을 통해서다. 선희 나의 치욕스런 경험을 누구에게라도 어느 것에라도 말하고 싶어. 땅에 구멍을 파서 그 안에 대고 속삭이곤 해 공연 에 대한 리뷰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런 와중에 몇 마디..
2011.03.21 -
[리뷰] 노인을 위한 댄스는 있다! - 안은미 무용단「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노인을 위한 댄스는 있다! - 안은미 무용단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글_ 정진삼 0. 들어가며 두산아트센터에서 또 한 건 터졌다. 요컨대 할머니들이 사고를 치고, 안은미가 조종을 했고, 배후에는 두산아트센터가 있었다. 사건은 무대를 장악한 수십 명의 춤꾼들이 한국 춤 역사에 본래부터 "막춤"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물론, 그 누구도 연강‘홀’ 이 관객을 빨아들이는 블랙 ‘홀’이 될 줄은 알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1. 댄서들의 ‘할머니’ 되기 도입부는 얌전했다. 옛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홀로 나온 무용수가 포즈를 취하고 영상이 깔린다. 할머니들의 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안은미 컴퍼니가 누비고 다닌 시골 풍경이다.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면 무용수들은 투스텝으..
2011.03.18 -
[리뷰] 2011 신촌연극제 「아미시 프로젝트」- "왜 저를 용서하는 겁니까?"
2011 신촌연극제 「아미시 프로젝트」 - "왜 저를 용서하는 겁니까?" 글_ 조원석 신촌 더 스테이지. 매표소 위에 붙어 있는 포스터는 ‘아미시 프로젝트’. 실화 또는 매스컴이 떠드는 설화(舌話.) 한 남자가 아미시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10명의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자신은 자살. 아이 다섯은 사망. 아이 다섯은 중상. 충격적인 뉴스와 그런 뉴스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광고들. 광고를 닮은 뉴스와 뉴스를 닮은 광고. 입을 벌린 충격과 입을 다문 충격. 동그란 챙이 달린 모자와 하얀 보닛. 멜빵바지와 치마. 가스등과 마차. 문명의 이기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 아미시 마을. 청교도의 후손들. 바깥에서 부르는 그들의 이름. 아미시. 다르기 때문에 갖는 관심. 별난 사람들. 평화를 사랑..
2011.03.15 -
[연재]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쏭노인 퐁당뎐」- ① 출발에 부쳐
화천 뛰다와 호주 스너프 퍼펫의 대형거리인형퍼포먼스 「쏭노인 퐁당뎐」 - ①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축제형 유목연극 '쏭노인 퐁당뎐'의 출발에 부쳐 글_ 엄현희(공연창작집단 뛰다 드라마터그) 유목/정착 당신은 '유목'이란 단어를 보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여행, 방랑, 유랑, 자유, 여정, 비행 혹은 비상까지 등등 ……. 확실히 '유목'이란 말이 끌어당기는 심상들은 매혹적이다. 그 결코 머물지 않음의 속성에서 추출되는 ‘여기’가 아닌 ‘저기’라니, 늘 꿈을 꾸는 인간의 본능을 달콤하게 자극한다. 하지만 '유목'의 달콤함 뒤에는 전혀 다른 맛이 동전의 뒷면처럼 함께한다. 꿈이 현실의 반대항에 자리하기에 제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유목'(유목(遊牧) : 일정한 거처를 정하지 아니하고 물과 풀밭을 찾아 옮겨 다니면..
2011.03.11 -
[리뷰] 이면의 자신을 만나는 시간 - 극단 여행자 「오후 네 시」
이면의 자신을 만나는 시간 - 극단 여행자 「오후 네 시」 글 _ 진실 극단 여행자 - 오후 네 시 2011 0219 - 0306 정보소극장 프랑스의 화제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하여, 여행자만의 스타일로 색다르게 보여준 작업이다. 한 부부의 평온하던 일상에 오후 4시마다 찾아오는 이웃으로 부터 시작되는 삶의 작은 균열. 그로 인한 파장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타인과 나의 관계, 자기 정체성, 인간과 인생에 관해 끊임없이 자문하도록 하고 있다. 필자소개 _ 진실
2011.03.09 -
프리마켓이여, 널리 프리를 프리롭게 하라! -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10년, 생활창작열린포럼에 다녀와서
*편집자 주: 2011년은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이 열 살이 되는 해입니다. 프리마켓을 주최하고 있는 일상예술창작센터는 문화 생산과 소비의 경계를 허물며 일상과 함께 가는 예술의 대안 활동을 굳건히 지속해 왔는데요. 그 가치있는 활동의 앞으로도의 지속과 성장을 위해 얼마전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10년 - 프리마켓에 미션을 제시하다'라는 제목으로 전문가 다섯명으로부터 프리마켓이 안고갈 미션을 주고 받는 포럼이 진행 되었습니다. 그 현장을 인디언밥 필자 '조형석'님께서 보고 듣고 기록해왔습니다.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지, 프리마켓의 10주년을 축하하며! 모두 그 즐거운 현장에 함께해 보시지요. ^^ 프리마켓이여, 널리 프리를 프리롭게 하라! -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10년, 생활창작열린포럼에 ..
201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