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enbob(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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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09 홍대앞 다시보다 「수집가 홍씨의 2009 아카이브展」 - 홍대 앞 다시 볼까?
홍대는, 내 일터이고 고민거리이고 놀이터이다. 요즘 이런 놀이터가 모두 같은 색으로 덧칠되어지는 것 같아 아쉽지만, 홍대 앞에 그 목적을 다하며 곳곳에 드러나게 혹은 숨어 있는 공간들이 있기에 홍대가 예술의 공기를 뿜어내며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홍대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수한 공간들이 어디에 있는 건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 홍대가 상업지구가 되고 더 이상 홍대에서 예술은 찾을 수 없고 그 정체성이 퇴색되어 간다고들 평가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로 홍대 들여다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썩 괜찮은 아카이브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동사무소 통폐합으로 도시 곳곳에 놀려먹는 건물이 생겨나면서 홍대에 위치한 동사무소 하나가 서교예술실험센터로 바뀌었다...
2009.11.11 -
[리뷰] 철없는 예술 or 철든 예술 : 물레아트페스티벌 (2)
철없는 예술, 철든 예술 (2) 캉캉거리며 바삐 돌아가는 공장 기계 흥얼흥얼 취기 오른 아저씨의 몸짓 어슬렁어슬렁 골목을 누비는 고양이 문래동에서 만난 예술에는 동네의 일상이 담겨 있었다. 경계를 넘어 서로 어우러진 공간에서 두 번째 리뷰, 시작! (너무 오래 묵혔다는...죄송합니다.) 덜 추웠다. 개막식 때 폭풍기운 담고 있던 찬바람이, 두 번째 찾아간 날에는 다소 누그러져 있었다. 해가 짧아진 요즘, 금세 어둠에 물드는 저녁의 문래동 철공장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 3회 물레아트페스티벌’ 공연 전 모습은 묘한 잿빛을 띄고 있다. 낯이 익는 이부터 동네 주민 포스의, 외람되지만 이 축제와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아저씨까지. 7PM(?), 마법에 걸릴 문래동 철공장 거리에 사람들이 제법 모여 있었다. (..
2009.11.09 -
[리뷰] NOW무용단 <안팎>
NOW무용단 - 시(詩) 나의 엄마가 나의 곁에서 조을 적에 나는 나의 엄마가 되고 또 나는 나의 엄마가 되고 그런데도 나의 엄마는 나의 엄마대로 나의 엄마인데 어쩌자고 나는 자꾸 나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가 되니 나는 왜 나의 엄마를 껑충 뛰어 넘어야 하는지 나는 왜 드디어 나와 나의 엄마와 나의 엄마의 엄마와 나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 노릇을 한꺼번에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냐. 1. 안이 밖이 되고 안팎이 되는 이야기 한국 NOW무용단 은 초연 이후 2005년 ‘올해의 예술상’ 을 수상하고, 2006년 서울국제 공연예술제 국내초청작으로 상연되었다. 올해 12회를 맞은 2009 SIDANCE 축제의 국내작품으로 재공연되었다. 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진가는 유효하다.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유학을 ..
2009.11.05 -
[리뷰] <조난 프리타> 그들이 말하지 '못' 하는 것들
그들이 말하지 '못' 하는 것들 정말 아찔했다. 영화 상영은 7시였다. 일찍 홍대에 도착하면 따뜻한 아메리카노도 한잔 마셔가며 영화와 공연을 보러온 사람들도 둘러보고, 일찍 도착한 밴드가 있으면 기웃거려도 볼 작정이었다. 여유 있게 나와 지하철을 탔다. 사당역에서 신촌방향의 지하철을 탔(다고 생각 했)던 나는 고개를 들어보니 잠실이었다. 노선을 보면 알겠지만 완전 반대방향으로 간 거다. 시간은 6시 20분. 내려서 고민하는 시간만 없었더라도 제 시간이 간신히 도착했겠다. 다시 지하철을 탔다. 입술이 바싹바싹 말라오고 아이팟에서 그린데이의 21st break down이 나오고 있다. 세기의 멸망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대충 시간을 짐작해보니 7시 10분정도에 도착할 것 같았다. 얼마 전 다녀온 영화제에서 상..
2009.11.03 -
[리뷰] <아마추어의 반란> 안녕. 청춘아! 잘있었니?
안녕. 청춘아! 잘있었니? 얼마 전 서울역 앞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의견이 둘로 나뉘었는데 하나는 그 사람들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었고 다른 하나는 좀 세게 말해 그 사람들은 모두 사회의 악이라는 의견이었다. 애석하게도(?) 두 번째 의견이 내 생각이었다. 열 띈 토론가운데 나는 '비생산적'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자 함께 이야기하던 친구는 정색을 하며 일그러진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며 그런 생각으로 어떻게 글을 쓰겠냐고 나무랐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직까지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몰랐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선단체에서 나오는 식사로 끼니를 때우고 앉아 있는 그들이 내 눈엔 성실하거나 일정량의 일을 소화해내는, 자본주의 사회에 걸 맞는 생산적인 ..
2009.11.03 -
[리뷰] 두더지들 - 프로젝트빅보이3
프린지+두산 프로젝트 빅보이3. 극단 시우 목격자, 구원의 문제에 부딪히다 익숙하게 보아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 보여주는 풍경도 그 중에 하나다. 공연을 보면서 나는 늦은 밤이면 좌석버스를 잡아타곤 했던 서울역을 단박에 떠올렸는데, 그곳에는 참 별별 인생들이 다 도착했다가 흩어지고 서성이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노숙자, 부랑자, 술에 취한 자, 좌판에서 떡과 쥐포를 구워 파는 할머니……, 서울역의 어둠은 오줌 지린내와 함께 짙어지곤 했다. 역시 별별 인생들이 다 모인 이 공연은 지하의 환풍구와 철조 구조물, 잿빛 배관부터 보여준다. 어둠을 가르는 빛은 어둠을 몰아내지는 않고 어둠의 안을 비춘다. 참 추운 느낌의 파란 천막과 철조 구조물. 거기에 아무렇게나 걸린 수건과..
2009.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