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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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경의 마임워크숍]-6. 우리는 모두 귀한 사람이다.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여섯 번째 기록 글| 강말금 *들어가는 말 두려움은 오는 것. 여기 점. 점. 점. 이 놈이 나한테 오는 거예요. 두려워... 두려워... 가 아니예요. 내면에 있더라도, 분명히 공간 속에 있다는 거죠. 점이 온다... 온다... 온다... 이 분명한 점들이 와야 된다는 거죠. 두려움에 대해서 나는 할 말이 있다. 두려움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무엇을 위해서라기보다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서 살아왔다. 일단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모든 행동이 두려워하는 대상을 피하거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쪽으로 집중된다. 진창에 발이 빠진 사람이 된다. 어떻게 하면 발을 빼나만 생각하게 된다. 시야가 좁아진다. 나의 공간이 작아진다. 인생의 배우들은 자신의 무대를 점유하고 상대방을 똑바로 ..
2010.03.29 -
사이좋게 지내요-두 번째 이야기
지금은 괴산시대 글|사이 1. 술 그저께가 마감이었는데 아직도 글은 못 쓰고 아, 또 술을 마셔버렸군요! 오늘은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답니다. 저녁에 침뜸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언제나 유쾌하신 신기학교 큰누나 정연주 선생님께서 홍초 술을 만들어 기다리고 계셨기 때문이에요. 또 우리 예쁜 은정이랑 한나가 막 영화촬영을 끝내고 놀러왔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집을 나와 신기학교에서 열나게 도끼질만 하다가 떠났던 대성이가 이젠 짐까지 싸들고 다시 돌아왔기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그동안 제 간을 상하게 만든 조 선생이 “너는 그저께도 뺐고 어제도 뺐는데, 글을 못 쓰지 않았느냐. 오늘 술을 안 마신다고 해도 절대 못 쓸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술자리에 와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라!” 면서 저주가 담긴 협박을 ..
2010.03.26 -
사이좋게 지내요-첫 번째 이야기
사이가 괴산으로 간 까닭 글|사이 오늘 연탄이 배달되었고, 이것으로 시골에서 맞는 네 번째 겨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창고에 쌓인 연탄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군요. 이것이 연탄의 제일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풍경을 만들어주는 것 말이죠. 제 이름은 사이입니다. 충북 괴산에 살고 있죠. 저는 시골에 살면서 노래도 부르고, 애도 보고, 아내랑 다투기도 하면서 지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제가 시골에 살면서 노래를 부르니까 사람들이 저보고 ‘귀농가수’라고들 하는데, 사실 저는 ‘귀농’했다고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농사를 짓기 위해 시골에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가수가 되려고 온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물론 시골에 살려면, 그것도 씀씀이를 줄이면서 대체로 건..
2010.03.26 -
[고재경의 마임워크숍]-5. 사람으로 태어나서 몸의 비밀을 새롭게 알게 되는 것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다섯 번째 기록 글| 강말금 *들어가는 말 워크샵은 세 시간이다. 시작하기 전에 저녁을 먹어야 한다.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저녁을 먹지 못했는데, 한 시간은 이상하게 집중이 잘 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고재경씨가 “말금씨, 입으로 하면 몸으로 체득이 잘 안 되요.” 하고 말했는데, 그때부터 힘이 쭉 빠져버렸다. 물리적인 힘도 빠지고, ‘그게 뭘까?’하는 맑은 정신을 만드는 힘도 쭉 빠졌다. 역시 체력이야. 하는 뻔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적당한 요령이 뭘까. 하기도 하면서 두 시간이 갔다. 정리를 하다보니 이번 회가 좀 어려웠다는 생각이 든다. 몸의 분리, 공간, 접촉, 워킹 등 하나씩 배웠던 것이 섞여 있었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데 섞으려니 몸도 몸이거니와 정신..
2010.03.21 -
[고재경 마임 워크숍]-4 참 재밌어요. (뒹굴거리는 우리를 보고 고재경 즐거워함)
고재경의 마임 워크샵 - 네 번째 기록 글| 강말금 *들어가는 말 네 번째 시간인데 우리는 아직 회식을 안 했다. 고재경씨가 날짜를 찍어서 알려달라고 했다. 언제쯤 하면 좋을까. 네 번째 수업에서 고재경씨의 웃음소리를 많이 들었다. 여태까지 회식을 안 한 것은 잘 한 일인 것 같고, 언제쯤이 가장 좋을까? 1. 눈이 아니라 코가 - 얼굴을 정면에 둔다. 정면에 있는 임의의 한 점에 코를 놓는다. -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린다. 오른쪽에 있는 임의의 점에 코를 놓는다. - 정면에 있는 어느 한 점으로 되돌아온다. - 얼굴을 왼쪽으로 돌린다. 왼쪽에 있는 어느 한 점에 코를 놓는다. - 정면 점에서 오른쪽 점으로 가기 전, 중간 지점에 코를 놓아본다. - 정면 점에서 왼쪽 점으로 가기 전, 3/1 지점, 3/..
2010.03.14 -
[people] 적극 ‘감염’ 권장, ‘사이 바이러스’
적극 ‘감염’ 권장, ‘사이 바이러스’ 스카링 - ‘사이’는 무슨 뜻이에요? - (씩 웃으며) 사이요. 너와 나, 우리 사이할 때 그 사이. 끼리끼리라던가 또는 모든 이를 이해한다는 넓디넓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 어떠한 기준 없이 그저 너와 내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 사이가 말하는 사이의 의미, 사이라는 사람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였다. 짧은 공연이 끝난 뒤에, 사이는 남은 이들의 팬심 가득한(?) 요청에 허허 웃으며 언플러그드로 노래했다. 단순한 기타 코드, 어딘지 맹한 소리의 클래식기타. 그러나 이를 뛰어넘는 것에 이끌려 나를 비롯한 몇몇은 자석에 달라붙는 물질로 변해버렸다.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전하고픈 의미가 선명하게 들렸던 적은. 먹다보면 금방 친해진다는 우리네 훈훈한 정서를..
2010.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