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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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올모스트프린지_마이크로포럼 '예술(가) 지원 어떻게 생각하니?'
예술(가) 지원, 어떻게 생각하니? 서울프린지페스티벌_올모스트프린지_마이크로포럼@문화비축기지 T5 글_성연주 매년 초가 되면 여기저기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가 열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공공 예술지원기관에서 주최하는 ‘지원사업 설명회’가 그것이다. 여기 모여든 예술가들은 연초의 매서운 겨울바람의 끝에 공들여 지원서를 쓰고, 봄에 발표된 결과에 따라 여름 내내 작품 준비를 열심히 하다가 가을에 드디어 작품을 선보이고, 겨울에 접어드는 연말에 정산보고서를 내는, 일(一)모작형 삶의 방식은 이미 한국의 예술가들에게 익숙해진 지 오래다. ‘지원사업’이라는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타지 않고 창작 작업을 하는 예술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지원사업은 창작의 제1의..
2019.09.27 -
[리뷰] 익숙하고 낯선 몸을 경유한 윤리적 탐구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
익숙하고 낯선 몸을 경유한 윤리적 탐구 @신촌극장 글_김유진 극장에 둥그렇게 둘러앉은 관객들 사이로 세 명의 퍼포머가 각자의 준비된 자리에 앉아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덮는다. 스피커에서 핸드폰 진동음과 같은 일정한 박자의 배음이 흐르고 그 리듬에 몸을 싣기 시작한 퍼포머들은 양발을 까딱이며 교차한다. 한동안 계속되던 퍼포머들의 작은 동작은 곧 크고 다양해지는데, 이들은 돌아가면서 각자의 얼굴을 양옆의 사람들에게 가까이 들이밀고, 서로를 향해 휘파람을 주고받으며, 또한 앉은 자리에서 차례로 몸을 구르고 접는다. 이어서 퍼포머들은 의자 등받이에 다리를 놓고 거꾸로 누운 채 입안에 숨겨두었던 사탕들을 서로에게 한참 뱉는다. 그런 다음 세 사람은 점점 가빠지던 숨을 하나로 모아가며 의자와 바닥을 몸으로 쓸어 내려..
2019.08.06 -
[리뷰] 국가와 사회에 대항하는 자기 이야기를 통한 ‘ 퀴어적 전환 ’ 을 시도하기 : 丙 소사이어티 의 <신토불이 진품명품>
국가와 사회에 대항하는 자기 이야기를 통한 ‘ 퀴어적 전환 ’ 을 시도하기 丙 소사이어티 의 @미아리고개예술극장 글_조혜인 송이원, 허지우 그리고 오수환 세 작가는 각자 ‘이민자, 젠더 디스포리아(gender dysphoria), 병역거부’라는 법과 주류의 ‘바깥 영역’에 위치하는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적 주제를 가지고 의 무대화를 시도한다. 초연이 시작되기 전, 오수환 작가는 페미니즘연극제와 변방연극제가 공동주최한 포럼 1에서 패널로 참석하여 ‘국민이란 정체성, 진품명품이란 허구와 환상, 열심히 국민의 문법을 따라갔지만 국민이 될 수 없는’(오수환) 퀴어적 공연에대한 모색으로서 본 공연에 대한 언급을 하였다. 퀴어(queer)의 어원이 ‘횡단하다’에서 온 지점을 사유 해 볼 때, 이민자..
2019.08.06 -
[리뷰] 우리 각자의 베네수엘라를 위하여 <Guayabo(애도 파티)>
우리 각자의 베네수엘라를 위하여 Ania Varez, @산돌극장 글_우낙원 * 독재 정권이 28년에 걸쳐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동안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삶은 무너져 내렸다. 관객들은 의 퍼포머이자 연출가인 아니아 바레즈(Ania Varez)를 통해 현재 베네수엘라가 처한 상황에 대해 듣는다. TV 스크린에선 영상이 나온다. 영상 속 배경은 베네수엘라의 수도이자 퍼포머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지역인 카라카스다. 그곳은 이제 더 이상 사회적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 도시 같아 보인다. 예고 없이 전기가 끊기고, 하루 종일 줄을 서 있어도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살 수 없을 때가 많다. 사과 한 알을 구할 수 있는 것이 기적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아침에 길을 나선 이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곧이어 ..
2019.08.06 -
[리뷰] 미래 연극을 위한 하나의 지침서 <주석 연극>
미래 연극을 위한 하나의 지침서 @신촌문화발전소 김민관 프롤로그: 연극과 책 연극이란 무엇일까. 또는 책이란 무엇일까. 연극과 책의 선후 관계나 인과관계와 같은 차원에서 그 둘의 길항 작용을 탐문하는 대신에 서로에 의해 다시 쓰이는 연극과 책을 말하는 은, 통상의 기준에서의 책이 아닌 연극과 또 연극이 아닌 책을 동시에 이야기한다. 그것은 그 둘의 각각의 기원의 정의가 아니라 그 둘이 하나의 기원을 향해 가는 미래의 시점을 상상케 한다. 사실 보통 연극에서의 말이 책의 글(말)과 상대적으로 다르다는 관념은 에는 없다. 여기서는 연극-책 또는 책-연극이 쓰이거나 발화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대사로 이뤄진, 희곡을 기반으로 한 연극이란 개념에서 비켜서서, 이 말하는 ‘연극’을 다시 구성해야 할 것이다..
2019.07.18 -
[리뷰] 쏘아 올린 시간을 밟다 <올모스트 창천>
쏘아 올린 시간을 밟다 올모스트 창천 @신촌문화발전소 글_권혜린 올모스트, ‘거의’라는 말에 담긴 함의를 생각해 본다. 대부분에 해당하지만 모든 것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것은 달리 말하면 언제나 나머지와 여지를 잠재적으로 남겨 둔다는 뜻이기도 하다. 에서 올모스트 옆에 붙은 쉼표조차도 섣불리 마침표를 찍지 않는, 즉 섣불리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 여백처럼 보였다. 그 빈 곳에 연극에서 다루지 않은 현재와 미래까지 자유롭게 틈입할 수 있었다. 덧붙여 지극히 사적인 기억들까지도. 공동체 연극 프로젝트로서 ‘올모스트’ 시리즈는 석관, 상수, 문원(과천), 단원(안산)을 거쳐 3년 만에 으로 돌아왔다. 신촌을 배경으로 하여 프롤로그, 8개의 에피소드, 미들로그, 인터로그, 에필로그로 다채롭게 구성된 ..
2019.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