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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 이토록 찌질한 노스탤지어여 - 파란노을2집 <To See the Next Part of the Dream>
아, 이토록 찌질한 노스탤지어여 파란노을 2집 리뷰 김민수 지난달 불쑥, 세계적인 음악 커뮤니티인 ‘Rate Your Music1’(이하 RYM)발 소식이 국내 음악 팬들의 트위터 타임라인까지 넘어왔다. ‘파란노을’이라는 밴드가 1위에 올랐다며 모두가 놀라워하고 있었다, “파란노을이 뭐야 대단한 분들이지-”2하고 넘어가기엔 도무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심지어 최근 피치포크3에선 8.0이라는 높은 평점과 극찬에 가까운 리뷰를 받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호기심으로 찾아 들어간 밴드캠프에서 발견한 것은, 대단히 훌륭한 신선함이 아닌, 이토록 찌질한 노스탤지어였다. 뭐 듣고 있어? 릴리 슈슈 본 앨범의 첫 트랙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의 대사로 시작한다. “뭐 듣고 있어? 릴리 슈..
2021.04.05 -
[리뷰] 나를 경록절에 데려다 줘: 지나가던 행인의 온라인 경록절 체험기
나를 경록절에 데려다 줘: 지나가던 행인의 온라인 경록절 체험기 경록절2021 리뷰 글_최승연 홍대의 3대 명절은 할로윈, 크리스마스, 그리고 경록절인데 올해엔 그 경록절이 속세의 명절과 겹쳤다. 모두가 직장 대신 이불 속에 있을 테니 어쩌면 잘된 일이다. 나는 누군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홍대 명절을 홍대에서 보내 본 적 없지만, 경록절이 뭔지는 알고 있었다. 팬데믹이 지구를 화려하게 감싸고 있는 지금, 연휴를 본가에서 보내야 할까 고민하는데 경록절 알림이 떴다. 대낮부터 시작해서, 지옥까지 한다고. 나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 지옥은 대체 어디일까? 뭐 하는 곳일까? 그래서 나는, 올해 경록절을 즐겨 보기로 했다. 본가 부모님의 부름에 착한 K-자식인 나는 연휴 기념 돼지 파티..
2021.03.18 -
[리뷰] 우리가 우리가 될 때에 : <독산 여러분>리뷰
우리가 우리가 될 때에 코끼리들이 웃는다 리뷰 @독산 3동 일대 김민수 평범한 주택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까만 헤드폰을 끼고 있는 그들은 그곳이 낯선지 호기심 넘치는 눈으로 주변을 바라본다. 헤드폰 안에서 무슨 얘기가 나오는지 고개를 까딱거리기도, 작게 웃기도 하는 그들은 이내 걷기 시작한다. 영문을 모르는 주민들이 되려 그들을 신기하게 보게 될 즈음 공연은 시작한다. 코끼리들이 웃는다의 은 독산동이라는 도시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소특정형, 이동형 거리극 작품이다. 작품은 오래된 벽화를 함께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배우는 벽화를 통해 독산동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리고 그 앞을 지나치는 자동차를 가리키며 저 커다란 움직이는 쇳덩이들이 곧 이 작품에서 함께 감상할 것들이라..
2020.11.09 -
[리뷰] <극장을 팝니다>, 극장에 대한 상상(적 실재)
, 극장에 대한 상상(적 실재) 부평아트센터 개관 10주년 기념 공연 2020 터무늬있는연극 시리즈 리뷰 @부평아트센터 김민관(예술 비평) 1 는 총 다섯 명의 연출이 각기 다른 시점과 관점으로 50분가량 극장의 시공간을 전유하는 형식을 관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시작 전에 초기 오프닝 영상이 몇 분간 극장 로비에서 공유되는 것을 포함해, 대략 한 시간가량 관객은 극장에 머물게 된다. 그리고 이후의 시간은 태블릿 PC에서 나오는 영상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명의 관객은 거의 하나의 극장을 전유하는데, 이는 다섯 명의 관객이 동시에 다섯 연출의 작업을 체험하게 됨에도, 동선상 겹쳐지는 부분이 거의 없도록 구성했고, 무엇보다 극장은 보이지 않는 스태프에 의해 구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을 팝..
2020.11.09 -
[리뷰] 이가 없으면 유동식으로, 하지만 : 자유표현집단 20도씨 <Under the Sea>
이가 없으면 유동식으로, 하지만 : 자유표현집단 20도씨 자유표현집단 20도씨 소통3부작 '열띤 토로네' 중 리뷰 @Studio1992 글_김민수 신도림역과 구로역 사이의 주택가에 입술이 크게 그려진 포스터가 골목 사이사이에 붙었다. 아주 작은 연극이 하루 동안 진행된다며 소음에 양해를 부탁하는 글과 함께였다. 포스터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닿은 곳은 흔한 빨간 벽돌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 방이었다. 스튜디오1992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간에서 자유표현집단 20도씨는 주변의 눈치를 보듯 하루 만에 6회 차의 공연을 올렸다. 세 편의 연극이 대문 안 계단 아래 공간, 반지하 방의 거실, 그 안의 작은 방으로 옮겨가며 조금씩 더 깊고 어두운 곳에서 진행되었다. 그들은 어쩌다 이런 눈치까지 봐가며 극장공연도 거리..
2020.11.04 -
[리뷰] ‘창작집단 미아’의 두 작업, <(주)미아스마트택배>와 <무임승차>를 횡단하기
‘창작집단 미아’의 두 작업, 와 를 횡단하기 글_김민관 비평은 어떤 하나의 예술 작업을 온전한 하나의 작품으로 갈음하는 데 그 목적이 있지는 않다. 분석과 해체의 작업으로써 비평은 작업을 조각내고 파편화하여 그 가능성과 한계를 동전의 양면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리하여 어떤 작업은 미리 와 있거나 또는 너무 늦게 온다. (2020. 6.27-28)는 (2019. 10.26-27)가 그 전신이다. 그 두 작업은 판이하게 다른데, 작업의 변경은 작업의 형식과 관점 모두의 측면에서 그러하다. 그러니까 는 보다 뒤늦게 도착한다. 서울 광나루역에 일종의 임시 직업 체험 부스를 구성하고 여기서 관객 각자가 지하철 택배의 미션, 곧 하나의 택배를 고객 한 명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공연은 진행된다. 의 이러한 미션을..
202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