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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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라’를 뱉기 위하여 _ 펭귄어패럴 <펭귄어패럴 radio edition ver.1>
‘라’를 뱉기 위하여 펭귄어패럴 리뷰 글_윤여준 ‘라’의 음을 소리내 뱉어보자. 솔과 시 사이, 여섯 번째 계이름인 ‘라’를 한 번에 정확히 소리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도레미파솔- 정직하게 다섯 번 음을 올리고 나서야 겨우 ‘라’의 음을 뱉을 수 있다. 중간에 한 음이라도 빠트리면 다음 음은 어딘가 불안해진다. 이처럼 순서에 따라 한 단계씩 밟아가야만 정확하게 드러날 수 있는 것이 있다. 펭귄어패럴의 공연 은 마치 ‘라’에 다다르기 위해 ‘도’부터 하나씩 솔직하게 5개의 음을 뱉은 후의 목소리처럼 느껴졌다. 2018년도 , 2019년도 그리고 2020년도에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 19에 의해 본 공연 이후에 이루어질 2021년도 을 지나 만나게 된 정확한 음정이었다. 2018년도 펭귄시장 2층 나-..
2021.07.12 -
[리뷰] '고리' 죽은 자와 산자를 잇는 하얀 조각_<죽은 아이들을 위한 노래: 안녕>
'고리' 죽은 자와 산자를 잇는 하얀 조각 리뷰 글_불나방 ‘안녕’은 늘 나에게 반가움보다는 이별을 느끼게 하는 다소 쓸쓸한 단어가 된지 오래된 되었다. 이제 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데 익숙해져버렸는지 모른다. 오늘은 조금은 준비된 안녕을 말하고자 한다. 아직 완연한 봄의 기운이 채워지지 않은 낯선 시간, 공연 은 사령제(死靈祭)1를 통해 각자가 가야할 길을 안내해 주려고 한다. 만남과 이별을 약속하는 단어의 틈이 가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기다림, 가야하는 길을 닦는다 지상과 지하를 잇는 계단을 따라 아래로 향한다. 지상의 따뜻한 온기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갈수록 차갑고 어두운 자리로 나를 인도한다. 산 자와 죽은 자 그 사이에 위치해 마지막 안녕을 나누기 위해 모두가 모였다. 관객들은 바로 ..
2021.07.09 -
[리뷰] 저도 만나서 기뻐요 <뉴스페이스:연극>
저도 만나서 기뻐요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 글_김민수 언젠가 아는 축제감독과 어떤 작품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연극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작가의 삶을 돌아보는 작품이었는데, 나는 늘 JIN-JUNG-SUNG에 미쳐있는 탓에 자전적인 얘기를 담담하게 나누는 방식이 좋았다고 했고, 그는 그것이 얼마나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순간 떠오른 문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연극에 대한 연극은 연극하는 사람만 좋아하는 연극’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연극하는 사람이 아닌데.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는 거리에서 또 극장에서 꾸준히 연극에 대한 연극을 만들어왔다. 에선 연출가의 노트북을 소재로 작품을 올리고, 는 연극계를 통조림에 비유한 작품이었으며, 그 외의 공연에서도 연극이 할 수 있는..
2021.06.24 -
[리뷰] <코미디캠프 2021: 어린 시절>
들어서며 : 어린 시절의 폭소 클럽 ‘빠바밤~’하는 기타 연주가 일요일에 완결을 선언하고, 자고 일어나 지긋한 월요일을 맞을 생각에 괴로워한 적 있다면 여러분은 아마 저와 동년배라는 이야기일 겁니다. ‘밤바야~’라던지 ‘우리는 우비 삼남매’, ‘분위기 떨어지면 다시 돌아온다.’ 같은 유행어에 폭소하신 적 있으시잖아요. 폭소라고 하니까 폭소클럽이 생각나네요. 여러분은 폭소클럽이란 코미디 프로그램을 알거나 기억하시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개그콘서트보다 폭소클럽을 더 열심히 챙겨보던 그런 아이였어요. 분명히 다 큰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스탠딩 코미디인데도 어린 저는 그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특히 재밌던 이야기는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해줬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친구들과 멀어지기 시작한 게..
2021.06.24 -
[리뷰] 무수히 많은 미세한 목소리 모음집
무수히 많은 미세한 목소리 모음집 - 온실열람 전시 리뷰 - 남하나(부 매거진, 웹진이 가진 매체의 특징은 지금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전시와 공연의 정보, 내가 보지 보고 듣지 못한 이야기를 여러형태의 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현재 예술계의 흐름과 지금 어떤 이슈가 있는지 머릿 속 레이더가 작동되어 퍼즐들을 맞추는 재미에 매거진을 되도록 많이 챙겨본다. 또한 자료가 되고 매거진은 현재성, 현장성을 가장 많은 담은 책으로서 시간성까지 쌓여가는 그 재미가 있다. 현재는 그 형태가 다양화 되어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히 움직인다. 출판, 블로그, 브런치에서 기록들이 쌓여 하나의 아카이브가 되고 그들이 점차 조직되어 zine을 구성한다. 때로는 오프라인으로 책이 출간되어 세상..
2021.05.31 -
[리뷰] 시대를 다시 쓰는 열 두개의 상상력 <레퓨지아>, <홍이현숙: 휭,추-푸>
시대를 다시 쓰는 열 두개의 상상력 -‘레퓨지아: 11인의 여성 아티스트의 사운드 프로젝트’ 와 아르코 미술관 기획초대전 홍이현숙 ‘휭, 추-푸’ 리뷰 글_샬뮈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코로나 이후의 지금의 세계가 겪는 경험은 공통의 상실에 닿아있고, 상실의 크기와 상실에 대처하는 방법은 각기 다를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잃었을까? 사라진 것이 있다면 다른 것들을 발견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있었지만 이제는 없는 것을 그리워하는 빈틈으로 그동안 몰랐던, 혹은 없었던 것을 상상해내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수한 질문들 연장선 앞에 만난 두 개의 전시는 겹겹이 쌓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레퓨지아: 11인의 여성 아티스트의 사운드 프로젝트’ (이하 레퓨지아)는 2..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