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프로젝트 잠상 <도시내시경 : 안산>

 

여기가 어디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프로젝트 잠상 <도시내시경 : 안산>

2013 안산 국제거리극축제

 

글_정진삼

 

1.

지난 5일에 막을 내린 제9회 안산 국제거리극 축제에서는 주목할 만한 시도가 있었다. 새로 구성된 제작자들과 선정된 예술가들이 안산을 주제로 “거리예술 크리에이터” 라는 창작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극장예술 분야에서 제작 시스템이 자리 잡으니, 이제 거리예술분야에서도 제작 형태의 작품생산체계를 구축하려는 모양새다. 그러한 시도 가운데 눈길을 끈 작품이 바로 축제의 한 구역을 전시공간으로 꾸민 프로젝트 잠상의 <도시내시경 : 안산>이다.

이들은 축제에 참여하는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고, 그 지역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작품구성을 한다는 점에서 커뮤니티적 속성과 특정-장소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시각예술을 바탕으로 한 멀티-미디어 작업이면서도 동시에 '기억' 이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아날로그적인 정서를 강하게 내보인다는 것이 이 팀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도시-거리-축제를 횡단하는 특화된 방법론으로서 '도시내시경' 시리즈는 작년에 과천과 고양에서 축제 작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작품을 다루기에 앞서 몇 가지 개념을 살펴보기로 하자. 잠상(潛像, latent image)은 현상 직전 필름에 맺혀있는 보이지 않는 형상을 이르는 말로 잠재되어 있는 이미지를 말한다. 도시내시경은 도시(都市)의 이면(裏面)을 들여다본다는 일종의 은유적 표현으로, 내시경(內示鏡, endoscope)은 신체를 부검하지 않고 내부를 들여다보는 의학적 기구를 말한다. 이러한 ‘잠상’ 과 ‘내시경’ 의 개념은 얼핏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잠상은 비(非)가시적인 흔적을 살핀다는 점에서 과거형이며, 정신적, 심리적 차원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다. 내시경은 눈에 보이게끔 샅샅이 탐색한다는 점에서 현재형이고, 현상을 객관화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여기서 프로젝트 잠상의 관찰 대상인 ‘도시’ 를 하나의 ‘인간’ 으로 치환해보면 이러한 이중적 방식의 도시읽기를 이해할 수 있다. 살펴보면 한국의 도시들은 대개 우리네 모습과 닮아있다. 자기에게 주어진 개발/계발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주저케 만드는 과거의 정서나 기억들은 여지없이 잘라내는 냉정한 자아. 상대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초라한 것을 뒤로 감추고, 대단한 것을 전면에 드러낸다는 점에서 (신)도시의 욕망은 현대인의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잠상의 작업은 현재의 산업화된 공간과 그 이전의 기억을 동시에 갖고 있는 분열적인 존재의 이중기호들을 면밀히 파악하고자 한편으로는 내과-의학적으로, 한편으로는 정신-의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에 대한 진단과 치료를 그 성과로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사라져간 기억의 층위를 일시적으로 복원하여 ‘안산적’ 삶의 이유와 그 정당성을 되살피는 정도이리라.

 

 

2.

공연에 앞서 이루어진 전시를 보자. 도시내시경의 전시장은 주변의 산만하고 복잡한 환경과 차별적인 장소를 구축한다. 정신없는 중심 구역에서 발걸음 해온 축제관객들은 저속-보행으로 작품을 찬찬히 음미하게 되는데, 이러한 '느림' 은 '미니멀' 하고 '마이크로' 한 전시연출과 잘 어울린다. 활짝 열어놓은 문(門)들의 틈에서 세밀하고 아기자기한 낙서들과 부러 촘촘하고 빽빽하게 활자화된 텍스트들이 발견된다.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지난 기억들의 단상이다. 이들은 무심한 메모처럼 사이사이 끼어있지만, 작품을 완결짓는 의미심장한 단서들이 된다.

문을 넘어가면 또 다른 문이 나오게끔 설정된 공간과 곳곳이 숨어있는 소소한 예술품으로 인해 여기 장소는 마치 안산의 예술적 랜드마크인 '예술인 아파트' 로 오해(?) 받기에 좋다. 그러고 보면 '예술인 아파트' 는 - 실재와는 달리 - 얼마나 그럴듯한 공간인가. 가보지 못한 장소를 나름대로 상상하듯, 관객들은 이 미로같은 전시장에서 어떤 기준이나 방향성 없이 자기만의 관람 동선(動線)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문 밖으로 나오면 금붕어가 헤엄치는 어항이 있고, 바닥에는 일상의 소품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이들은 재활용 센터에서 얻어온 물건이라고 한다) 누군가에게서 더 이상 쓸모를 찾지 못하고 ‘잊혀진’ 것이 된 이 오브제들은 ‘사라진’ 기억들을 형상화한다.

대물(代物)화된 기억의 조각들과 바닥에 새겨진 낙서들, 안산의 사료(史料)들 사이를 조심스레 지나 컨테이너 박스안으로 들어가니 그 안은 마치 동굴처럼 꾸며져 있다. 도시 이전의 마을, 그 공동체에서 신성하게 여기는 원형적 공간, ‘우물’ 의 영상이 벽면에 비친다. 등불을 밝혀놓은 이 공간은 오로지 단 두 점의 유품 - 겹쳐놓은 토기와 나무조각 - 만을 전시함으로써 그 신령함을 더했다.

 

 

3.

그 다음은 공연이다. 퍼포먼스는 주로 맞은편 컨테이너 박스에 투사된 영상을 따라 전개되었다. 도시 이전의 안산에 존재했던 괴물에 대한 이야기, 외국인 이주민의 사연, 신도시 개발과 나의 유년시절, 그리고 라성호텔, 마지막 바다의 장면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는 ‘인물’ 의 이야기이자 동시에 ‘장소’ 에 대한 이야기다. 안산의 특별한 거점을 중심으로 한 ‘나’ 의 기억과 서사를 풀어내는 식이었다.

공연의 시작과 함께 전시품의 하나인 박스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흑백영상이 펼쳐지면 의미를 알아들을 수 없이 뭉개진 목소리와 자막이 이어진다. 괴물에게 뭔가를 바치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비친다. 첫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사람이 아니라 '괴물' 을 등장시킨 것이 흥미롭다. 주술과 공포의 대상으로 선택된 시화호(湖)의 괴물은 마치 네스호(湖)의 괴수 마냥 그 정체가 궁금해진다. 허나 곧 괴물의 슬픈(?) 운명이 전해진다. 바다를 메워 땅이 되어버린 마을과 이곳을 떠나버린 마을 사람들. 그리고 새로 온 사람들은 괴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 영험함을 잃어버리고 일순간 무력해진 괴물의 처지가 실로 딱하다. 원시적이고 신비로운 사건들은 '개발' 이라는 강제적 근대화의 광풍에 휩쓸려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

 

 

뒤이어 클로즈업되는 외국인 이주민 노동자의 얼굴. 안산에서 3년을 일하고, 그제야 고향에 가보았다는 사연이 어눌한 한국말로 들려온다. 공장 내부의 전경이 비춰지고, 외국인 주인공의 모습이 흘러간다. (그러고 보니 안산은 가장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는 다문화 도시이기도 하다) 공장에서 일하느라 고향에 못 갔다는 이들의 사연은, 과거 근대화 시절 우리 모습이기도 하고, 현재 '자체적 근대화’ 를 겪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대단한 사연을 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안산이 뭐가 변했는지는 모르겠다” 고 질문의 요지를 비껴가는 ‘나’ 의 순진한 말 속에서 고단한 이주민의 삶이 느껴진다. 안산의 변화를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이방인은 이제 노동자의 삶으로 편입되어 자신의 머무름을 더 이상 낯설게 보지 못한다. 이들은 이제 안산사람이 다 '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최초의 기억이 있다” 는 멘트로 새로운 영상이 오버랩 된다. ‘나’ 는 안산에 대한 첫 인상을 떠올린다. 유년 시절의 기억은 강렬하다. 신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한 90년대초 안산은 자동차가 없어 도로 위에서 맘껏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는 말. 힘껏 페달을 밟고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했을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스크린 너머로 자전거를 타는 소년의 실루엣이 그림자극으로 펼쳐지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 노래의 오프닝이 깔리면서 장면은 더욱 활기를 띤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배우가 직접 등장하여 공연을 더욱 입체적으로 꾸몄는데, 머리에 공사장에서 쓰는 헬멧을 쓴 인물은 관객들이 지나왔던 문과 바닥을 지나며 내시경 카메라를 들이대듯 근접 촬영을 시도했다. 작은 글씨와 그림이 확대되어 눈앞의 스크린에 펼쳐졌다. 배우는 바닥의 야구 낙서를 비추면서 자신이 '마일로(milo)'에 우유를 타먹으면서 거기 그려진 야구선수 모습을 보고 야구를 좋아했다고 고백한다. 재미있게도 이 사연에선 연출이 개입하여 ‘찾아보니 야구선수 그림은 마일로 상품에는 없었다’ 라고 정정해준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시키는 이 장면은 인간의 ‘기억’ 이라는 것이 개인적이면서 또한 굉장히 주관적이고 불완전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이처럼 잠상이 주목하는 기억의 속성은 그 사실의 진위여부보다는 그것이 현재에 미치는 영향-관계인 것이리라.

 

 

작품에서는 이미지 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사용이 두드러졌다. 왜곡된 괴물의 목소리, 마일로 광고의 CM송, 서태지의 노래, 365마트에서 장사하는 소리, 공사판의 개발소음 등, 이러한 여러가지 청각적 효과들은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장소를 더욱 더 실감나게 만들어 주었다. 음향을 통해 환기되는 노스탤지어로 인해 우리는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 것이었다. 이를테면 이어지는 ‘라성호텔’ 에피소드는 “라성에 가면은 편지을 띄우세요, 사랑의 이야기 담뿍 담은 편지~” 라는 흘러간 옛 가요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잘 모르는 노래임에도 마치 익숙한 가요를 듣는 것처럼 흥겹게 즐길 수 있었다. (이 노래에서 부르는 ‘라성’ 의 지명은 본래 미국의 도시 LA를 다르게 부르는 명칭이다. 이 작품에서는 안산의 라성 지역 사람들은 이를 자신들의 구역으로 생각하여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가정하여 이 노래를 작품 맥락 속에 위치시킨다)   

 “1986년 여자친구를 따라 안산으로 왔다.” 는 말로 시작한 에피소드는 당시 가장 잘나갔-다고 하는 장소, '라성호텔' 을 호명한다. 그 뒤에서 작은 구멍가게를 했다는 나의 사연. 화장실이 없어서 수도를 따로 뽑아 만들어야 했던 열악했던 환경, 젊은 남녀들이 담배를 사려고 드나들었다고 하는 기억, 여자친구는 떠났지만 자신는 남아서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주욱 안산에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다문화 도시가 되면서 최근에 호텔은 외국인이 많아졌다는 말까지.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나이를 먹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진다.

또 다른 장소인 '호남 방앗간' 의 이야기는 타자소리에 맞추어 이미지와 문자가 버무려지는 형태로 전달되었다. 옛 물건인 타자소리에 맞추어 사람들의 말소리가 전해 들려오고, 그것은 다시 타자체의 활자로 영상화되어 정보를 전달한다. 작품 속 안산사람들의 추억공간으로 작품 밖 안산사람들을 몰입시키는 잠상만의 독특한 감각적 연결고리가 인상적이었다.

 

 

일종의 에필로그격인 에피소드는 창밖의 풍경이 펼쳐지면서 시작된다. 앞선 장소들을 어떻게 가는지 알려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말이 중첩된다.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안산의 논과 밭이 스쳐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카메라가 멈춰 선 곳은 서쪽의 끝. 작은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눈앞에 들어오는 순간, 침묵의 시간이 찾아온다. 어항 속 금붕어, 좌우에서 반짝 거리는 네온사인 , 중앙에서  침범해온 축제의 소음들이 계면쩍다. 

축제가 벌어지는 도심 속 인공녹지 ‘광덕로’ 에서 맞닥뜨린 안산의 바다는 실로 예기치 못한 일격이었다. 상상과 사유를 거듭하며 유유히 따라갔던 공연의 끝자락에 찾아온 감각의 정지. 생각하기를 멈추자 파도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세계의 끝은 늘 바다이며, 안산의 끝도 결국 바다였구나. 우리가 외면했던 자연의 모습들. 바다를 메우고, 공장을 세우고, 아파트를 짓고, 그 안에서 꼭꼭 문을 닫고 살아왔던 ‘안산’ 적 삶의 풍경이 찬찬히 되감기 된다. 바다의 장면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왠지 모를 숭고함의 기운과 착잡함의 여운을 동시에 안겨 주었다. (축제의 첫째 날, 이 시점에서 터지는 불꽃놀이가 진심으로 야속할 정도로...)

 

 

4.

<도시내시경 : 안산>은 기억을 극적으로 압축하는 방법 대신, 나열식으로 늘어놓는다. 허나 이러한 구성은 나름대로 안산의 연대기를 엮어낼 수 있게 배치되어 있다. 도시가 되기 이전의 안산, 그리고 공단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이주민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안산, 그리고 정착민을 위한 신도시로써 안산, 그리고 외국인 이주민이 이웃이 된 최근의 안산에 이르기까지, 70년대에서 2000년대 까지의 안산의 변천사가 몽타주 식으로 형상화된다. 에피소드는 서로 맞물리면서 이어지고 있고, 그 와중에 시화호, 외국인 노동자, 신도시, 난(難)개발, 안산의 생태계 등이 자연스럽게 전달되었다. 안산사람들의 내밀하고, 개인적인 장소는 결과적으로 '안산' 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살펴보면 그 지역의 사람들을 규정하는 것은 일상의 자잘하고 소소한 기억이다. 일상 공간은 분명, 화려하기 보단 소박하고, 거대하기 보단 초라한 쪽에 가깝다. 허나 이러한 공간이야말로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밝혀주는 명백한 증거이리라. 그곳에는 하루하루 쌓이고 쌓인 삶의 의미들이 꽤 묵직한 무게를 가지고 있을 터. 프로젝트 잠상은 그러한 삶의 퇴적층이 있었던 자리를 탐색하면서, 개발 이전의 삶을 찬찬히 돌아보고자 했다. 어쩌면 이러한 ‘돌아보기’ 는 더욱더 세련되어 지려는 신도시/현대인의 모습으로 치장하는 ‘안산적' 삶의 관성에서 벗어나는 해법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축제도 더욱 의미있어지는 것이리라)

프로젝트 잠상은 안산의 사라진 장소들을 모아 미로(迷路)를 구성했고, 여기에 안산사람들을 초대했다. 새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옛 지역의 사람들과 어떻게 마주했을까? 관객들은 이국적인 유품(遺品)을 보듯 전시를 신기해했고, 공연의 중간중간 자신을 비추는 카메라를 쑥스러워하며 즐거워했다. 아직은 반영과 성찰의 ‘도구’ 로써 예술의 방법론에 친숙하지 않아서일까. 축제 관객들은 진지함을 이기려는 듯 차분한 작품 안에서도 ‘재미’ 를 발견해 내고 웃기를 그치지 않았다. 아마도 안산관객들은 ‘도시탈출’ 이라는 축제의 명제에 충실하고자 애쓴 것이리라. 허나 그럼에도 확신하고 싶은 것은 더불어 ‘안산’ 여행을 떠난 관객들이 각자 나름대로 의미있는 출구를 발견했을 것이라는 점. 여기가 어디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분명 안산의 기억을 지니고 살아가는 ‘관객’ 이라고, 멀리서 축제를 향해 온 ‘관객의 관객’ 은 생각한다. ■

 

 

도시내시경: 안산 (Urban Endoscopes: Ansan) 프로젝트잠상 Project Jamsang    공연안내 - 도시의 아스팔트 아래 숨겨진 이야기 '예술인 아파트'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인은 누구일까? 논밭이던 이 땅에 집은 누가 지었을까? 개펄에서 맛조개를 캐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들이 떠난 자리에 찾아 온 이들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지금 이곳에 사는 이들은 어떻게 안산으로 왔을까? 예술가의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는 안산의 과거와 현재.  <도시내시경>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자료조사와 기억 인터뷰에 다양한 분야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진다. <도시내시경>에서 작품 제작에 접근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시간적 맥락과 공간적 맥락이 있다. 시간적 맥락의 제작 방식은 도시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기억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공간적 맥락의 제작에서는 도시의 특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장소 한 곳의 기억을 더듬어간다. 주관적 기억과 역사적 사료를 재료로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충돌시키는 다양한 시도에서 나오는 결과물이 <도시내시경>이 된다.  연출의도 _ 도시에서 사라짐은 빠르게 잊힌다. 도시 안산이 만들어질 때에도 많은 것이 빠르게 사라지고 또 빠르게 잊혀졌다. 도시에서 사라진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쉽게 잊히지 않는 것일 때도 있었다. 기억은 결과론적 관점으로 과거의 일들을 평가하기 때문에 절대적 진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공연에서는 스쳐지나가는 도시의 이야기들을 잠시 붙잡아 기억이 갖는 삶의 의미들을 나누고자 한다.  단체소개_프로젝트 잠상은 공간과 사물에 잠재되어 있는 형상을 이끌어내는 미디어-설치 퍼포먼스 그룹이다. 필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면 필름이 빛에 노출되어 상이 맺힌다. 이미지를 눈에 보이도록 현상하기 전에 필름에 맺혀있는 보이지 않는 형상이 바로 잠상[잠상, latent image]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잠상은 눈앞에 보이는 세계 이전에 존재했던 것들,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뒤쫓는다. 현실적인 오브제와 환상적 미디어의 충돌로 이루어진 작품 속에서 관객들은 지금은 사라진 기억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내용출처 : 안산 국제거리극 홈페이지 >>> http://www.ansanfest.com  사진출처 : 프로젝트 잠상 웹페이지 >>> https://www.facebook.com/projectjam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