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89)
-
[인디언밥 2월 레터] 아시아-오프-병맛-잉여 페스티벌
아오!병잉 아시아-오프-병맛-잉여 내일부터 3일 동안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서 작은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아시아-오프-병맛-잉여의 줄임말인 ‘아오병잉’ 페스티벌입니다. 이름이 이상하지요? 사실 저도 이 말들 중 ‘병맛’과 ‘잉여’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잉여이긴 하나 저보다 더 어린 친구들이 사용하는 말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젊은 세대를 위로하는 멘토들의 책들이 한창 쏟아져 나오고 나서, 작년부터 젊은 세대가 동세대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잉여사회" 등과 같은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계발 담론에 휩쓸려 더 피곤해진 청춘들이 이제는 ‘나’만이 아닌 ‘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말에는 큰 시위가 있었고, 모두의 안부를 묻는 대자보가 곳곳에 붙..
2014.02.13 -
[인디언밥 1월 레터]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어느새 한 해가 훌쩍 지나가고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이런 식상한 말은 접어두죠. 그러니까, 2014라는 낯선, 처음 보는 시간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 사실에는 많은 것들이 뒤따라 나옵니다. 2013이라는 옛 것, 헌 것은 끝났습니다. 그것과 함께 했던 많은 것들도 끝났습니다. 예를 들어, 2013년을 살던 나의 세포들은 신년맞이 때밀이목욕으로 생을 마감했고, 365일 중 겨우 삼 일동안만 지켰던 2013년의 다짐들도 끝났습니다. 혹은 어떤 사람의 학교 생활이 끝이 났을 것이고, 어떤 사람의 직장 생활도 끝이 났을 것입니다. 이제 새 해가 되었으니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라고들 하더군요. 참으로, ‘새로운 해’라는 것은 끝난 것들을 잘도 잊을 수 있게 해 주네..
2014.01.22 -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2013 '소박한' 송년회! 2013.12.17
-
[인디언밥 12월 레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인디언밥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눈치를 챈 분들도 있겠지만, 11월 글에서부터 특정한(?) 로고가 기사의 하단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올해 인디언밥은 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기금을 받았습니다. 보조사업비라는 명목으로 다원예술 분야에서 지원의 대상자가 되었지요. 말나온 김에 액수도 밝히겠습니다. 1000만원입니다. 크다면 클 수도, 작다면 작을 수도 있겠지요. ▲11월 기사부터 올라간 문화예술위원회의 로고 작년 이맘때즈음 인디언밥은 "젊은 공연예술가들을 위한 발굴 및 연구" 를 하겠다고 사업지원신청을 하였습니다. 기대없이 낸 페이퍼라 떨어질 줄 알았는데, 덜컥 붙었습니다. 붙고나니까 어쩌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공연예술가에 대한 연구는 그 중요성에..
2013.12.05 -
[인디언밥 10월 레터] 예술하는 인간
예술하는 인간 제 주위에는 대체로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대로 나열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직업이 예술가인 사람, 둘째, 예술작품 관련 글을 쓰는 사람, 셋째, 일반인. 일반인, 어감이 조금 이상하지만, 절대 다수로 가장 상위 범주에 있을 것 같은 이들이 제 주변에는 몇 명 없습니다. 고향에 내려가면 일반인 지인들이 많이 있지만, 지금 저의 활동 반경을 살펴보면 다섯 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이들을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정치권 욕을 하면 어느 정도 이야기를 지속할 수 있는데요. 그것도 하다보면 결국 문화 관련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돌아오곤 해서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지인들은 만났을 때, 예술이 아닌..
2013.10.25 -
[인디언밥 8월 레터] 인디언밥 사용법2
인디언밥 사용법2 - 착한 것과 시니컬한 것, 사이의 모순과 긴장감 지난 달 편지에서 말씀 드렸듯이, 인디언밥 편집인들은 이미 낡은 것이 되어버린 시선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심한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아무래도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였나 봅니다. 스스로가 부과한 것이니 힘들었다고 하소연할 수 도 없지요. 말하기 부끄러운 결론이지만, 우리는 편집인들도, 필진들도 ‘착하다’라는 다른 이들에게 내보이기 민망한 답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정말 부족한 점이 시니컬한 점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인디언밥 관계자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상에서 저희는 착해질 수밖에 없는 약점 같은 것이 있습니다. 수많은 독립잡지나 웹진도 마찬가지겠지..
2013.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