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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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7월 레터] 스펙타클 2020년 상반기 결산
스펙타클 2020년 상반기 결산 이미 6월달부터 글을 쓰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졌지만 레터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축제와 끊임없이 생각하는 개인작업도 있지만, 매일같이 터지는 충격 적인 사건들로 쉴새 없이 들이닥쳐 정신이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번 레터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상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어 이렇게 다시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한국은 요지경 2020년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올해는 뭔가 재미있는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했던 지난 1월이 생각납니다. 1월, 문화예술계는 보릿고개 시즌으로 저 또한 그 안에 속했습니다. 일년 동안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까먹으면서 일일 알바를 한다든지 친구들과 리서치클럽에 활동하면서 올해 계획을 세우고..
2020.07.20 -
[인디언밥 6월 레터] 헤어나오는 이야기
헤어나오는 이야기 3개월이 지나 다시 레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근황을 묻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던, 그래서 그렇게 근황을 묻고 다녔던 봄이 지나 여름이 되었습니다. 그사이 저는 조금 바빠졌어요. 그동안 무력하게 미뤄버렸던 모든 것들이 이제야 쏟아지고 있거든요. 볼 공연이 조금씩 늘어나서 기쁘기도 하고, 바쁜 일정에 그것들을 놓치고 있어 슬프기도 하지만, 사실은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나름의 질서를 만들며 이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적응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가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쌓아왔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번 레터엔 꼭 코로나 얘기 말고 다른 걸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제 헤어 나오겠다고 했지만 모른 척이 잘 안 되었습니다. 대신 헤어나오는 얘기를..
2020.06.10 -
[인디언밥 5월 레터] 아트 머스트 고 온?
아트 머스트 고 온? 참인 명제 인 줄 알았던 ‘Show must go on.’ 아래 희생 당한 사람들의 존재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난 뒤, 제가 서성거리던 예술계는 달라졌습니다. 분위기 뿐만 아니라 창작환경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긴 하지만요. 비대면의 예술을 요구하는 재난 상황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수가 염려하는 상황에서 관객과 대면하며 예술을 해야 하는가. 혹은 나의 생계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술을 해야 하는가. 문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준비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긴급하게 짜내고, 모으지 말라는 관객 몇 명과 혹은 나의 작업을 온전히 담을 수 없는 영상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연구 사업도 있었지요. 이 상..
2020.05.13 -
[인디언밥 4월 레터] 안녕한가요? 우리?
안녕한가요? 우리? 안녕하세요. 제일 먼저 어떻게 첫 문장을 시작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안녕’ 인사법이 요즘 들어 조심스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녕하세요. 지금 당신은 안녕한가요?? 우리는 안녕하고 있나요? 씁쓸한 인사와 함께 올해 인디언밥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불나방입니다. 오래전부터 의 애정하는 독자로 시작해서 2020년에는, 더욱더 다양한 소식 및 지금의 예술생태계의 이슈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함께 만들기 위해 합류하게 됐습니다. . 앞으로 자주 만나요~ #코로나19#위험한#문화예술 지난 중국발 우한폐렴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 세계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는 2월 23일 코로나19가 경계 단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020.04.16 -
[인디언밥 3월 레터] 재밌는 일은 꼭 사람들이 연결되는 것에서 시작하지요
재밌는 일은 꼭 사람들이 연결되는 것에서 시작하지요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로 여는 레터가 몇 편이나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첫 문장이 무조건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문예창작 교수님께 들어왔던 것 같은데, 이렇게 뻔하고 당연한 인사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안녕하세요, 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에 새로이 함께 하게 된 김민수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참 오랜만의 레터입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일원으로 만나던 인디언밥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이렇게 인사하는 글을 쓰는 게 수줍습니다. 앞으로는 자주 만날 수 있을 거란 약속까지는 아니고, 그냥 그러면 좋겠다는 바람만 전해요. 많은 사람들이 아픈 시절입니다. 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이들이 공포에 질려있는 시기라지요. 병보다 병든 자들을 미워하는 세상이 ..
2020.03.15 -
[인디언밥 4월 레터] 올바른 애도의 방법
올바른 애도의 방법 몰타에 다녀왔습니다. 지중해의 작열하는 태양을 기대했지만 꽤 추웠고요, 일교차가 커서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우중충한 하늘 아래 푸른 셔츠와 흰 바지를 입고 있는 제가 머쓱했습니다. (아.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유럽 축제 연합 (EFA)에서 주최하는 아틀리에가 올해는 몰타에서 열렸습니다. 일주일동안 전 세계의 축제 전문가들과 만나 서로의 작업을 소개하고, 각자가 당면한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미래의 협력을 도모하는 자리였습니다. 아틀리에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화두를 반영하여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축제의 역할, 축제의 지속성, 표현의 자유, 이민자와 난민, 기후변화 등이 그것이었습니다. 제가 아틀리에에 가져간 화두는 ‘재난의 앞에 선 축제’ 이었..
201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