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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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인디언밥 1월 레터 2021년, 어떻게 이제서야 2021년이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이곳저곳에서 보이네요. 빠르게 눈이 쌓이고 녹는 과정을 보면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새삼 느낍니다. 아직 현재가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시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해야 하는 1월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만큼 모두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강력한 규제로 인해 연말과 연초의 분위기 없이 집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저도 그동안 집 밖을 나간 게 손에 꼽힙니다.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그동안 개인 작업한다고 집에만 있었어요. 작년부터 준비해온 전시회가 이제 막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동료들과 이야기 나눴던 이야기를 솔직하..
2021.01.14 -
[인디언밥 12월 레터] 좋은 소식 (단) 하나
인디언밥 12월 레터 좋은 소식 (단) 하나 여러분 저는 지금 호텔 룸에 앉아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있습니다. 로봇이 컵라면과 맥주를 가져다주었어요. 그리고 문워크를 하며 사라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진입하고 나서 작업실과 같던 카페가 문을 닫은 이후로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마감일도 지키지 못하고, 마음이 불편해 아이도 잘 돌보지 못했던 저는 작업실을 물색하다가 ‘데이 유즈 호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8시간~12시간 정도 호텔을 사무실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입니다. 자택 근무가 힘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저도 해보았습니다. 호텔 대실! 앞으로 3주간 저는 아이와 함께 서식지에 칩거하게 됩니다.(매일같이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만…) 어린..
2020.12.07 -
[인디언밥 11월 레터]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알쏭달쏭 스마트(하고 무심한) 세상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알쏭달쏭 스마트(하고 무심한) 세상 아이고. 너무 바쁩니다. 바쁜데, 저만 바빠 보이는 건 또 아니라 기분이 좋습니다. 이건 무슨 심보일까요. 코로나가 1단계로 내려간 덕분인지, 밀리고 밀리던 공연들이 많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달 저는 제안서를 3개 쯤 보내고, 지원서를 2개 올리고, PT도 두 번, 미팅은 수 십 번을 했는데요, 그보다 공연을 여섯 편 쯤 보고, 음악감상회도 가고, 글쓰기 모임도 열고, 강연도 몇 개를 들으러 다녔습니다. 많이 놓쳤는데도 그래요. 좋아하는 가디건을 자주 입고 다친 발목을 끌면서 많이도 돌아다녔습니다. 바빠서 기분이 좋습니다. 한 숨이 놓일 때 다른 한숨거리를 생각하는 건 오래된 지병 같습니다. 함께 본 작품이 너무 속상해서 친구와 나쁜 말을..
2020.11.09 -
[인디언밥 10월 레터] 한 계절만의 레터
7월에 상반기 결산 삼아 올린 레터 이후, 무려 한 계절만의 레터입니다. 대충 프린지페스티벌을 하느라 가졌던 여름방학 정도로 퉁쳐봅니다. 늦어서 미안하단 말 대신 보고 싶었다는 말을 전합니다. 아마 인디언밥 활동이 제게 의무감보다 활력을 많이 주는 일이라 그런가봐요. 그게 조금은 문제인 것 같기도 합니다. 허헣 오늘까지는 누워있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극세사 이불은 체력회복과 마음의 안정, 그리고 축제의 여운을 덜어내는 데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10월부터는 더 돌아다녀보려고 해요. 좋아하는 가디건을 입고 나가 많이 보고 자주 만나고, 또 나누고 싶어요. 글도 더 많이 쓰고, 짧은 감상은 트위터로도 남길게요. 인디언밥에 자주 놀러오세요. - 인디언밥 편집위원 김민수 어느덧 여름이 지나 차가운 바람이 부는 가..
2020.10.07 -
[인디언밥 7월 레터] 스펙타클 2020년 상반기 결산
스펙타클 2020년 상반기 결산 이미 6월달부터 글을 쓰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졌지만 레터를 쓰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축제와 끊임없이 생각하는 개인작업도 있지만, 매일같이 터지는 충격 적인 사건들로 쉴새 없이 들이닥쳐 정신이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여러번 레터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면서 상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어 이렇게 다시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한국은 요지경 2020년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올해는 뭔가 재미있는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했던 지난 1월이 생각납니다. 1월, 문화예술계는 보릿고개 시즌으로 저 또한 그 안에 속했습니다. 일년 동안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까먹으면서 일일 알바를 한다든지 친구들과 리서치클럽에 활동하면서 올해 계획을 세우고..
2020.07.20 -
[인디언밥 6월 레터] 헤어나오는 이야기
헤어나오는 이야기 3개월이 지나 다시 레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근황을 묻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했던, 그래서 그렇게 근황을 묻고 다녔던 봄이 지나 여름이 되었습니다. 그사이 저는 조금 바빠졌어요. 그동안 무력하게 미뤄버렸던 모든 것들이 이제야 쏟아지고 있거든요. 볼 공연이 조금씩 늘어나서 기쁘기도 하고, 바쁜 일정에 그것들을 놓치고 있어 슬프기도 하지만, 사실은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나름의 질서를 만들며 이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적응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가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쌓아왔다는 뜻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번 레터엔 꼭 코로나 얘기 말고 다른 걸 쓰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제 헤어 나오겠다고 했지만 모른 척이 잘 안 되었습니다. 대신 헤어나오는 얘기를..
2020.06.10